‘미생’의 재발견 강소라 “‘미생’으로 힐링 받았죠”

입력 2014-12-2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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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소라.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안영이역’ 예상 깬 관심에 눈물
“이렇게 좋아해줄지 꿈에도 몰라”


지난 몇년간 20대 여배우들 기근현상이 이어지면서 강소라(24)사진)의 활약은 안방극장에서 ‘단비’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부터 드라마 SBS ‘못난이 주의보’ ‘닥터이방인’, 최근 숱한 화제를 뿌리며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까지 연달아 세 작품에 출연하며 흥행과 인기, 두 토끼를 다 잡은 덕분이다. 그러나 ‘미생’이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리면서 장그래(임시완)와 오차장(이성민)에 초점이 맞춰져, 안영이 역의 강소라까지 관심을 받을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원작 웹툰을 쓴 윤태호 작가도 안영이와 강소라의 ‘싱크로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캐스팅을 걱정하기도 했다.

23일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강소라는 “이렇게까지 좋아해줄지 꿈에도 몰랐다. 남녀간 러브라인도 없고, 남성간 우정이 부각되는 작품이라 나의 비중이 많지 않았다”면서 예상치 못한 반응에 얼떨떨해 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버리고 안영이가 되도록 노력했고, 그 점을 좋게 봐준 것 같다”고 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지만, 강소라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준비된 배우였다. 평소 노력의 대가가 빛을 발한 것이다. ‘미생’ 출연에 앞서 절친 연기자 임주환의 추천으로 원작을 보고 작품에 푹 빠져있었다. “지금이 아니라면 못할 것 같았고, 또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는 강소라는 ‘미생’에 출연하며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는 안영이에 대한 인물을 매일 글로 쓰면서 연구했다. 또 극중 영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한 것도 평소 공부한 결과다.

“외동딸이라 어릴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비디오를 많이 접했다. 올바른 경로로 받은 건 자막이나 더빙이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어는 이번에 처음 배웠다. 발음에 치중하면서 외국방송을 많이 참고했다.”

여성 직장인들의 워너비로 꼽히게 된 패션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던 터라 주위 이야기를 듣고 여사원들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러면서 직장생활의 환상도 가지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직장생활이 안정적일 것 같다. 몇 년이 지나면 승진하고 연봉도 오르지 않나. 우리 일은 불규칙적이다. 한방에 뜨고 질 수 있다. 앞으로는 ‘내가 장그래다’라는 생각으로 모든 선배님을 오차장으로 모시고 치열하게 살겠다.”

지난 4개월의 여정을 돌아보며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한 강소라는 “그동안 힘든 시절을 보내온 것에 대한 보상 같기도 하고 ‘힐링’을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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