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3루수 훈련, 빅리그 문턱 낮춘다

입력 2015-01-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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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1루수 박병호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에서 3루수 수비훈련을 가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용이한 3루수로 쇼 케이스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사진제공|넥센

넥센의 1루수 박병호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에서 3루수 수비훈련을 가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용이한 3루수로 쇼 케이스를 펼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사진제공|넥센

■ 멀티내야수 변신 중인 넥센 박병호

각 팀 마이너리그 팜에 거포 1루수 즐비
지명타자 없는 내셔널리그 경쟁 더 치열
올시즌 3루 수비능력 입증 땐 가치 급등

#메이저리그에서도 희귀한 거포 유격수. 지난시즌 중반 일본에서 만난 에이전트 한 명은 “강정호는 일본팀이 영입하고 싶어도 메이저리그 팀이 무조건 데려 갈 거다. 넥센이 마케팅을 정말 잘 했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처럼 피츠버그는 큰 기대를 걸고 500만2015달러의 이적료, 4+1년 최대 2100만 달러의 연봉으로 강정호(28)를 영입했다. 넥센은 강정호의 해외진출을 적극 후원하며 ‘거포 유격수’라는 상품성을 널리 알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칼 립켄 주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 이후 현역 중에서는 콜로라도 트로이 톨로위츠키를 제외하면 25개에서 30개 안팎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가 없다는 점을 파고든 작전이 유효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전지훈련 중인 넥센 박병호는 1루수와 3루수 수비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시즌 50홈런을 날린 한국프로야구 최고 타자 박병호의 포지션은 1루수다. 그러나 김민성과 함께 3루에서 펑고를 받으며 땀을 쏟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대외적으로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지난해 김민성과 함께 3루를 봤던 윤석민이 유격수로 옮긴다. 박병호는 3루 수비도 수준급이다. 3루 수비를 도울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가 양수겸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1루 수와 3루수가 그것이다. 박병호는 3루에서 펑고 등 기본적인 수비훈련만 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도 스프링캠프에서 3루에서 가벼운 수비 훈련을 한 적이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3루수의 큰 역할인 번트 시프트 그리고 팀의 각각 다른 수비 사인 상황에서 1루수와 3루수로 함께 훈련하고 있다. 박병호의 3루수 훈련은 메이저리그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강정호를 보기 위해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목동구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는 한국 최고의 홈런 타자 박병호도 들어왔다. 지난해 많은 스카우트들이 한국프로야구 출신 동료에게 “1루 말고 다른 포지션도 가능하냐?”는 질문을 했다.

1루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거포들의 영역이다. 각 팀의 마이너리그 팜에는 거포 1루수가 즐비하다. 150년 역사상 아시아 출신 전문 1루수는 최희섭(KIA)이 유일하며 아시아리그 출신은 아직 단 한명도 없다. 메이저리그, 특히 지명타자가 없는 내셔널리그에서는 포수, 3루수, 외야수 출신 스타플레이어가 선수생활 황혼기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1루로 수비 포지션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만약 박병호가 올 시즌 3루수로도 수준급 수비 능력을 입증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전망하는 미래가치는 급등할 수 있다. 넥센 이장석 대표는 “올 시즌 후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팀 전체는 대외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3루 훈련은 그 시작으로 보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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