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등번호 ‘99번’은 암묵적 영구결번?

입력 2015-03-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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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전 류현진 등번호…훗날 친정팀 복귀 기원

한화에는 여전히 ‘99번’이 없다.

요즘 한화 경기에는 쉽게 보기 힘든 세 자릿수 등번호 선수들이 여럿 뛰고 있다. 117번의 포수 지성준, 118번의 2루수 정유철, 121번의 투수 김병근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육성선수 출신. 신인들은 번호 앞에 0자를 붙여서 기존에 같은 번호를 쓰는 선수들과 구분하는 방식을 쓴다. 선수 수에 비해 남은 등번호가 모자라서 그렇다. 그러나 아무리 번호가 부족해도 절대 손 댈 수 없는 번호가 하나 있다. 99번. 2012시즌을 끝으로 한화를 떠난 투수 류현진(28·LA 다저스·사진)의 번호다.

한화는 이미 3개의 영구결번을 보유하고 있다. 역대 최다승 투수 송진우의 21번, 역대 우완 최다승 투수 정민철의 23번,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상징인 홈런왕 장종훈의 35번이다. 그러나 공식적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99번은 한화에서 사실상의 결번으로 남아있다. 단 한 선수가 돌아와서 다시 달아주기를 기다린다는 의미에서다. 한화 관계자는 “류현진이 다저스로 떠난 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지만, 99번을 쓴 한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며 “공식적인 영구결번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는 사실상 아무도 쓸 수 없는 번호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류현진은 한화에서 뛴 7년 동안 통산 98승(시즌 평균 14승)을 올리며 절대 에이스로 군림했다. 그 사이 99번은 한화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에서 류현진을 상징하는 등번호가 됐다.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의 등에도 여전히 ‘99’라는 숫자가 붙어 있다. 한화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마 99번이라는 번호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선뜻 달고 싶다고 자청하는 선수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류현진의 한화 복귀는 아직 먼 훗날의 얘기지만, 한화의 99번 선수가 다저스에서 뛰고 있다고 여기고 싶은 게 구단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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