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전 수원감독과 조광래 전 서울 감독이 띄우는 메시지

입력 2015-04-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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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전 감독-조광래 전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호 전 감독-조광래 전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서울전 3배 노력…침대서 잔 적 없었다 김호 전 감독
수원전 흥분 금지, 흥분하면 꼭 지더라 조광래 전 감독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올 시즌 첫 ‘슈퍼매치’가 18일 열린다. 불꽃 튀는 명승부를 펼쳐온 두 팀이 처음부터 깊은 라이벌 의식을 보인 것은 아니다. 1996년 수원 창단 당시 지휘봉을 잡은 김호(71) 감독을 코치로 보좌한 조광래(61) 감독(현 대구FC 사장)이 1998년 안양LG(현 서울) 사령탑을 맡으면서 ‘공존할 수 없는 이웃’이 됐다. 두 감독의 역대 슈퍼매치 전적도 팽팽했다. 5년간 10승1무10패였다. 이처럼 치열한 싸움을 벌인 두 레전드가 각각 수원과 서울의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왔다.


● 김호 전 수원 감독

프로무대를 떠난지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당시 기억이 생생하다. 서울전은 특별했다. 슈퍼매치는 누가 얼마나 정성을 더 쏟았는지의 싸움이었다. 더 많은 시간 영상을 돌리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K리그 최고의 승부인 만큼 팬들에게도 뭔가 메시지를 던져야 했다. 좋은 경기, 양질의 콘텐츠를 보여야 했다. 제자들에게 ‘3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전은 준비 과정이 힘들어 기억에 오래 남는데, 침대에서 잔 적이 거의 없다. 정말 혹독하게 준비했다. 특히 2001년 5월 우박이 쏟아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클럽선수권 결승에서 승부차기로 안양을 꺾은 순간이 생생하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부임한 뒤 많이 바뀌었다. 뚜렷한 주관과 철학을 가진 좋은 지도자다. 팀 컬러가 확실해졌다. 후회 없는 또 한 번의 명승부를바란다.


● 조광래 전 서울 감독

항상 설레였다. 기억에 남는 승부도 많았다. 2000년 9월 30일 수원을 이기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순간처럼…. 결과를 떠나 짜릿했다. 그래도 중요한 게 있었다. 흥분 금지다. 격렬한 라이벌전에서 먼저 흥분하면 꼭 지더라. 미팅 때마다 빠짐없이 했던 이야기다. ‘수원을 어려운 상대로 생각하지 말자’고 한 것도 기억한다. 수원을 만나면 나부터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려 했다. 물론 패하면 평소보다 훨씬 아팠다. 그런데 많이 아플 수도 없었다. 충격의 강도나 후유증은 나나 코치들보다 제자들이 더 많이 받았으니. 꼭 서로를 이겨야겠다는 정신, 남다른 준비가 지금의 슈퍼매치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으면 라이벌이 아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이상의 라이벌전을 펼쳤으면 한다.

정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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