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봉중근의 책임감 “애쓴 동현이 대신 이제 내가!”

입력 2015-05-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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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스포츠동아DB

LG 봉중근(35)이 이동현(32)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봉중근은 15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사실 (이)동현이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며 “그런 와중에도 팀을 위해 공을 던지더라. 큰 부상은 아니지만 잠시 쉬어야한다. 동현이가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내가 열심히 던지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동현은 14일 잠실 NC전 9회 2사 만루에서 마지막 타자를 뜬공 처리한 뒤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오른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려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사실 투구 도중 통증을 느꼈지만 참고 이닝을 막아냈다.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큰 이상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휴식은 필요하다. LG 양상문 감독은 “큰 문제는 아닌데 하루 이틀 정도 지난 뒤에 컨디션을 체크해보겠다”며 “원래 투구 중간에 올라가서 확인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 아픔을 참고 잘 막아줬다”고 공을 높이 샀다.

이를 지켜보는 봉중근의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동현이 부진한 자신을 대신해 마운드에 자주 올랐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동현은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19이닝을 소화했다. 4승, 2세이브, 3홀드, 방어율 1.42로 팀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봉중근의 컨디션이 좋지 않자 17경기 중 10경기나 경기를 매조지했다.

길었던 암흑의 터널을 지나 봉중근의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양 감독은 “구속도 올라왔고 볼끝이 좋아졌다. 아직 변화구 각이 예리하지 않지만 자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봐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봉중근은 “이제 (공을 채기 시작하면서) 손가락이 아프다”며 “마무리를 하면서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투수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했다”고 했다. 이어 “구위가 안 좋다보니 내 스스로 위축된 게 컸다. 이제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그동안 동현이가 고생했으니 이제 앞으로는 내가 열심히 던지겠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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