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다작王’ 김구라, 그럼에도 질리지 않는 이유

입력 2015-05-21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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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걱정이 제일 쓸데없다? 다작王 김구라의 놀라운 선구안

예능계는 언제나 새로운 인물을 원한다. 이에 조금이라도 다른 캐릭터가 등장해 예능에서 활약하면 곧바로 달려들어 블루칩, 대세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그를 곳곳에 활용한다.

하지만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말처럼 이런 대세들의 활약은 오래가지 못한다. 속된 말로 단물이 빠지는 시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나 예능계에서 일관된 자신의 스타일로 시청자를 찾아가는 인물들도 있다.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과 같은 톱 MC들이 여기에 속하는게 최근 다작의 아이콘이 된 김구라 역시 독설가 이미지로 굳건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5년 5월 현재 김구라가 올해 출연한 프로그램만 '결혼 터는 남자들',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김구라 전현무의 필살기쇼', '마이 리틀 텔레비전', '집밥 백선생' 등 총 다섯개다. 여기에 오래 전부터 출연해 온 '썰전'에 '라디오 스타'까지 더하면 말 그대로 TV만 켜면 나오는 셈이다.

사진=SBS


얼핏 이런 다작 활동이 경제적인 악조건을 해결하기 위한 무분별한 행동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그의 타율은 꽤 높다. 유재석과 함께 진행하는 '동상이몽'이나 이터넷 방송을 본 뜬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에서도 그의 활약은 기복없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큰 성공은 못해도 평타는 쳐내고 마는 김구라의 실력은 정말 얻어걸린 것일까. 방송 관계자들은 이런 성과를 김구라의 스타일과 분석력에서 찾는다.

먼저 김구라는 어느 프로그램에서나 기본적으로 독설을 장착하고 있다. 부모님과 아이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자리에서나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곱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이 해당 프로그램의 장르와 만나면 전혀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 낸다. 무작정 독설로만 웃음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그는 온갖 정보를 수집해 될 프로그램들과 안 될 프로그램들을 분석한다. 언제나 정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크게 실패하는 프로그램에 발을 담그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으로 김구라는 지뢰를 피하고 방송가의 차고 넘치는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켜내고 있다. 일종의 데이터 예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MBC 화면 캡처


다작왕 김구라의 타율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야 다작을 하고서도 전혀 다른 작품에 들어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과도한 이미지 소비와 시청자들이 느끼는 피곤함을 막지 못하기 때문.

과연 그는 뛰어난 분석력과 정보력으로 쌓은 데이터로 시청자들이 자신을 질려하는 것마저 막아낼 수 있을까. 김구라식 데이터 예능이 머지않아 시험대에 오를 때 그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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