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우결4’의 지겨운 보안 타령…누가 요새 결혼을 극비로 하나

입력 2015-06-04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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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4’의 지겨운 보안 타령…누가 요새 결혼을 극비로 하나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는 같은 방송사의 '무한도전'만큼이나 참 손이 많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대본 논란에 출연자의 열애를 비롯해 각종 구설수에 휘말려 진을 빼는 것은 물론 매회 출연자들의 하차와 투입을 두고 언제나 보안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출연자의 교체 부분에 관해서 '우결'만큼 예민하게 반응하는 프로그램도 드물다. 직접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당사자들도 첫 만남에서는 상대가 누군지 모른채 시작하고 대중들도 새롭게 투입되는 커플을 몰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 방침이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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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시대도 아니건만 이런 논리는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제작진에게도 이유는 있다. 바로 신선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출연자들이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첫 만남을 가져야 그에 따른 리액션이 신선하게 나온다. 시청자들도 방송 전부터 커플이 공개되면 '어울린다', '안 어울린다' 등의 말들을 하기 때문에 반전을 시도하는 제작진의 기세가 한풀 꺾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반전을 위해 '우결' 제작진의 보안 노이로제는 어느 정도일까.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정말 철저하다. 코디네이터들에게 의상 협찬을 받아도 '우결'에 나올 것이라는 말을 못하게 한다"고 귀띔했다.


이런 보안 노이로제는 새 출연진 기사가 단독으로 터지게 될 때 더욱 심해진다. 또다른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예를 들면 당장 녹화가 잡혀서 코 앞인 상황에서 기사가 터지고 다른 기자들에게 연락이 오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라고 한다"며 "어차피 들킨거고 앞으로 방송으로도 나올텐데 소속사들만 기자들 상대로 거짓말을 하라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본래 '우결'은 가상 결혼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다. 스타들의 알콩달콩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스타의 매력을 알아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예능이다.

그런데 괜한 보안과 극비 타령으로 시청자도 지치고 관계자들 사이에서 인망을 잃는 것이 과연 '우결'에게 좋은 일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리고 지킬거면 확실히 지키되 지키지 못한다면 제발 다른 사람 볶지 말고 스스로 인정하는 '쿨함'을 보여주길 바란다.

사진=동아닷컴DB, 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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