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하나의 독립단체 탄생할 지 관심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10일 심판부와 경기운영을 분리·독립시킨 ‘경기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와 국제농구연맹(FIBA)의 권고에 따라 이 같이 결정했고, 심판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조직개편의 핵심이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첫 번째 목적은 프로농구 경기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다. KBL은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지 않으면 수준 높은 경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심판부 개혁에 나섰다. 엄격한 평가제를 도입해 심판들의 수준별 등급을 정해 배정에 적극 반영한다. 2014∼2015시즌 평점이 좋지 않았던 일부 심판을 과감하게 정리하기로 내부방침도 정했다. 또 다음 시즌부터 심판 보수를 연봉제에서 수당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연봉의 비율을 줄이고, 수당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심판들이 좀더 책임감 있게 휘슬을 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는 장기적 안목에서 한국농구 심판부의 완전 독립 토대를 닦는다는 구상이다. 한국농구는 대한농구협회, KBL, WKBL 등 3개 단체로 나눠져 있다. 현재는 세 단체가 심판부를 따로 운영한다. 이를 통합하기 위해선 3개 단체가 뜻을 모아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된 사항은 전혀 없지만, 변화의 움직임은 있다. KBL과 WKBL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신임심판 선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심판부 운영은 따로 하지만, 심판 후보군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이번을 계기로 농구협회, KBL, WKBL이 한국농구 심판 전체를 관장하는 하나의 독립단체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BL 관계자는 11일 “정부와 FIBA가 판정 질의 향상을 위해 심판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하게 전달해왔다. 여건상 쉽진 않지만 권고에 따라 독립 운영을 해보기로 했다”며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인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