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삼성 현실진단

입력 2015-06-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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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바깥에서 보는 것만큼 낙관적 상황 아니야
부상 도미노와 불펜진 부진이 가장 큰 걱정
그러나 삼성은 지난 4년간 어려움 잘 헤쳐와


“내 집안 사정은 내가 제일 잘 알지 않겠나?”

‘해가 지지 않는 왕국’인줄 알았던 거함 삼성이 요즘 기우뚱한다. 강력한 1위 후보로 꼽혔지만 이제는 5강 진입조차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투타 밸런스에 걸쳐서 삼성만한 팀이 있는가?”라고 ‘삼성 위기론’에 대해 반문한다.

게다가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은 19일 SK전을 앞두고“사람들은 지난 4년간 삼성이 우승하는 모습만 봐왔다”는 말을 했다. 삼성의 실패를 목격한 적이 없기에 나오는 낙관적 견해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삼성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비관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고, 대책을 설계하는 것이 리더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 류 감독이 파악하는 삼성

일단 원인을 파악해야 적확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류 감독은 부상 도미노와 불펜진 연쇄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이렇게 부상선수가 많이 나온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3루수 박석민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19일 SK전에는 채태인마저 선발로 나오지 못했다. 선발진에서 장원삼이 이탈해 있다. 삼성 김성래 수석코치는 “4년간 우승을 하면서 주축선수들의 소모가 있었다. 게다가 오승환, 권혁, 배영수 등 이탈전력이 적지 않다. 반면 거듭된 우승으로 순위가 밀려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을 선수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어느새 삼성도 주전 선수가 빠지면 메워줄 대체전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의외의 악재는 필승 셋업맨 안지만이 흔들리고 있는 사실이다. 축인 안지만 외에도 불펜진 전원이 나오면 점수를 주는 실정이다. 최형우의 9회말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이 터져 17일 극적으로 두산전을 잡았는데, 18일 두산에 허무하게 패하며 흐름을 못 살리는 것이 삼성의 현실이다.


● 삼성의 저력 믿는다!


그렇다고 삼성이 자신감까지 잃은 것은 아니다. 삼성 류 감독은 “2013시즌에도 9월 추석연휴 전까지 LG에 2경기 이상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서 8연승을 해서 뒤집었다”고 말했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하는 동안 고비가 왜 없었겠나?”라는 말도 했다. 그런 위기들을 돌파한 삼성의 저력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는 발언이다.

실제 18일까지 삼성의 팀 방어율은 4.15로 전체 1위다. 팀 타율도 0.284로 2위 NC에 1리만 뒤지는 근소한 3위다. 예년처럼 치고 나가진 못하고 있지만 삼성을 무시할만한 팀은 없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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