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 제공
여행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잠시 지난 여행을 돌아보며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니 그 속에 담긴 정서가 너무나 한결같아 보였다. 긴 시간 스페인에 머문 것은 아니지만 슬픔이나 한 같은 감정들은 어느 장면에서도 떠오르지 않았던 것. 사람들은 항상 여유로우면서 흥겨워 보였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힘차고 또 활기차게 느껴졌다. 심지어 능청스럽기까지 한 그들의 심성은 한 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민족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의문스러웠던 그 답은 플라멩코를 보고난 뒤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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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늑장을 부리다가 예약이 모두 끝나 이틀이나 허탕을 치고는 못 보고 귀국하는 건 아닌지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밤, 다행히도 산미구엘 시장 인근의 플라멩코 공연장에서 한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공연 시간은 밤 10시 30분. ‘역시 스페인이야’라고 생각 하며 들어간 지하 공연장에는 차분하면서 조금은 엄숙한 분위기가 소리 없이 흐르고 있었다. 대학로 소극장보다도 작은 것 같은 이 공연장의 중앙에는 짙은 색의 나무로 만든 무대가 놓여있고, 그 주위에 손님들이 앉아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샹그리아를 한 모금 마시자 곧 조명이 모두 꺼지고 공연은 시작됐다. 중년 남성의 허스키한 저음으로부터 시작된 노래는 이내 박수 소리로 이어졌고, 조명이 하나 둘 켜지며 빠른 리듬의 기타 반주를 타고 플라멩코의 거친 춤사위가 무대 위에 올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집시의 춤은 절제되고 또 정제된 동작의 연속. 빠르게 흐르지만 가볍지 않은 모습으로 단번에 관객의 시선을 자신들에게 고정시켰다. 세 명의 바일라오라Bailaora-여성 무용수가 한 명씩 독무대를 연출했다. 그녀들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함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속에 숨겨진 아픔과 슬픔,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 맛 본 ‘한’이었다. 무엇이 그녀들의 표정을 끊임없이 이끌어내는지, 또 무엇이 그토록 격렬한 몸부림을 만들어내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니 그것은 바로 칼칼한 목소리로 피를 토하듯 뱉어내는 깐떼Cante-노래하는 사람의 노래였다. 잠시 눈을 감고 노래에만 집중했다. 터질듯 하면서도 터지지 않는, 끊어질듯 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 애잔한 노래 속에 내가 어릴 적부터 들어 온 우리의 구슬픈 한이 스며있었다. 그래서 더욱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던 플라멩코는 내일이면 떠나야하는 이의 발걸음을 막아설 수도 있을 만큼 강렬하게 다가왔고 지극히 감동스러웠으며 표현 그대로 아름다웠다. 무대를 수놓은 모든 이들의 목소리, 눈빛, 표정, 손끝 그리고 발끝에서 피어오르는 터질 듯한 정열이 바로 스페인과 마드리드의 뜨거운 가슴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
TIP. 마드리드의 플라멩코 공연장
마드리드에는 많은 플라멩코 공연장이 있다고 한다. 각 공연장 마다 자기만의 특성을 갖고 있는데 전통 그대로의 공연을 고수하는 곳도 있고 퓨전 형태의 공연을 하는 곳도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 저녁 8시와 10시 무렵, 하루 두 번 공연을 하며 쇼와 음료 또는 쇼와 저녁식사의 패키지 형태로 예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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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마드리드 여행 준비하기
-항공권
대한항공이 인천 – 마드리드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을 주 3회(월, 수, 금) 운항한다. 마드리드의 바하라스 국제공항은 스페인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수많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운항한다.
-통화 및 환전
스페인은 유로화(EUR, €)를 사용한다. 보조화폐로 센트(CENT, ¢)를 사용하며 100센트가 1유로이다. 동전은 1센트부터 2센트, 5센트, 10센트, 20센트, 50센트, 1유로, 2유로까지 다양하게 있고 지폐는 5유로부터 10유로, 20유로, 50유로, 100유로 까지 있다.
국내에서 유로화로 환전해가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바하라스 공항 내에도 환전소가 있다. 시내에서는 메트로 역, 은행, 호텔 등에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제품 사용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플러그 모양도 같아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비자
한국과 스페인 양국 간의 협정으로 단순 관광을 위한 방문 시 90일간은 무비자로 체류 가능하다. 그러나 관광 이외의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90일 이상 체류할 경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주한 스페인 대사관에서 입국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택시, 공항버스, 메트로 그리고 광역 열차인 세르까니아스Carcanias가 있다.
택시 – 공항에서 시내 중심의 솔 역까지는 약 30유로.
공항버스 – 요금은 5유로. 24시간 운영한다. 바하라스 공항의 1번, 2번, 4번 터미널에서 각각 승객을 태운 버스는 오도넬O'Donell, 시벨레스Cibeles, 아또차Atocha 순으로 3번 정차한다. 하지만 심야시간(23시 50분 ~ 새벽 5시 40분)에는 시벨레스 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최대 20유로 지폐까지만 받는다.
메트로 – 터미널4에 메트로 8호선이 출발하는 Aeropuerto 역이 있다. 두 정거장 후에 터미널 1,2,3과 연결되는 역이 별도로 있다. 8호선 종점인 Nuevos Ministerios 역까지 와서 시내로 향하는 노선으로 환승하면 된다.
세르까니아스 – 공항에서 가장 빨리 시내에 갈 수 있는 방법. 하지만 터미널 4에서만 출발하고 운행 횟수가 적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공항버스의 종착지인 아토차역을 지나 프린시페 피오Principe Pio 까지 운행한다.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인 아토차역 까지는 26분이 소요된다.
-오렌지 유심
하루 만원에 육박하는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와이파이존을 찾아다니기 싫은 여행자들을 위한 최고의 아이템. 스페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선불 유심으로 1기가바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약 10유로에 구매할 수 있다. 솔 광장에 유심을 살 수 있는 커다란 오렌지 매장이 있다.
제공 : 모두투어(www.modetour.com, 1544-5252), TRAVEL MAGAZINE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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