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김성현 ‘첫 볼넷’ 경기조작으로 제명

입력 2015-07-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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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전 LG 투수 박현준이 2012년 3월 전지훈련 도중 귀국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스포츠동아DB

■ 야구 불법스포츠 도박의 사례

고의볼넷 등 특정 플레이로 불법베팅 유도
ML ‘블랙삭스 스캔들’·日 ‘검은안개’ 유명

2012년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야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야구에선 승부조작 자체가 매우 어렵고, 그나마도 상당한 규모의 선수들을 포섭해야 가능할 것이라던 그동안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김성현, 박현준(이상 전 LG)은 자신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브로커와 사전에 협의한대로 1회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했다. 전체 승부를 조작하기는 힘들지만, 이처럼 경기의 순간순간 투수가 홀로 충분히 특정 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1919년 메이저리그를 큰 충격에 빠뜨린 ‘블랙삭스 스캔들’은 월드시리즈 승부 전체를 조작하기 위해 8명의 핵심 선수들이 포섭됐다. 1969년 일본프로야구를 추락시킨 ‘검은 안개’ 사건은 정상급 투수를 유혹해 그날 경기에서 패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최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이처럼 전체 경기가 아닌 볼넷, 삼진, 안타, 홈런 등 다양한 스페셜 게임을 설계해 참가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층 다양한 형태로 고액 베팅을 유도하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A씨는 “별의별 게임이 다 있다. 최근에는 두 번째 투수를 맞히는 게임도 봤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에서 볼 수 없는 게임이 많기 때문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빠져들고, 중독될 위험성도 높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볼넷 팀, 첫 안타 또는 홈런 타자, 두 번째 투수, 마지막 투수 맞히기 등 지금도 야구를 대상으로 한 불법 스포츠 도박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을 운영하는 검은 세력이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개발해 더 많은 돈을 승산 없는 게임으로 유도하면서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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