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의 유쾌·통쾌·상쾌 해설위원 데뷔전

입력 2015-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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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맨 오른쪽).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유희관(29)이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퓨처스리그(2군) 올스타전’ 해설위원으로 깜짝 데뷔했다. 평소 유쾌한 입담을 자랑하는 그는 이날 MBC스포츠플러스의 특별초빙으로 글러브와 야구공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유희관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어제 늦게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이 일찍 떠졌다. 학창 시절에 소풍 가는 마음처럼 들뜨더라”며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초대됐는데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장에 올 수도 있구나 싶다. 다른 건 모르겠고 즐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희관은 올스타전만 처음이 아니었다.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과 함께 일일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그는 “주위에서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살짝 부담된다”며 웃고는 “‘왜 선수가 야구를 하지 해설위원을 하는가’라는 좋지 않은 시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올스타전은 축제고, 흔치 않은 기회이니 한 번 재미있게 해보겠다. 정민철 위원님이 계시니까 걱정 없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민철 위원도 “평소 워낙 입담이 좋으니까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위원의 말처럼 유희관의 해설위원 데뷔전은 성공이었다. 유희관은 마치 오랫동안 마이크를 잡은 사람처럼 유려한 말솜씨로 축제의 재미를 더했다. 유희관은 새로운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투수가 교체될 때마다 한명재 캐스터보다 앞서 정보를 전달하는가 하면, 올스타전임에도 허슬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을 향해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인 분석도 적절히 섞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유의 유쾌한 입담도 빛을 발했다. 일례로 정 위원이 팬들까지 배려하는 코멘트를 한 유희관에게 “야구도 잘 하고, 해설도 잘 하고 모자란 게 대체 뭔가”라고 칭찬을 건네자, “얼굴? 몸매?”라는 자학개그로 웃음을 자아냈다. 퓨처스올스타전을 찾은 김응룡 전 한화 감독이 중계화면에 잡히자 해설 도중 “인사를 하러 가야겠다”는 정 위원을 향해 “여기는 내가 있으니 괜찮다. 다녀오시라”는 능청을 떨기도 했다.

단순히 보고 즐기기만 한 게 아니다. 드림올스타 선발로 나온 문승원(상무)에 대해 “포수 박세혁과 같은 팀 배터리여서 그런지 호흡이 좋다. 문승원 선수의 공끝이 좋은데 나중이 기대된다. 문승원 선수의 포크볼은 나도 배우고 싶다”며 배울 점을 찾는 모습이었다. 이어 “상무는 내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상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며 “올스타전임에도 퓨처스리그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 역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유희관은 해설을 끝낸 뒤 “걱정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나도 기분이 좋다. 재미있었다”며 즐거워했지만 퓨처스경기 후 출전한 퍼펙트피처에서 우승을 놓치자 “중계로 너무 힘을 뺐다. 부끄럽고 아쉽다”고 분해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수원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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