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동상이몽’이라 쓰고 ‘시한폭탄’이라고 읽는다

입력 2015-07-20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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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동상이몽’이라 쓰고 ‘시한폭탄’이라고 읽는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조작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공개된 '스킨십 부녀' 에피소드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는 아빠의 계속된 스킨십이 부담스럽다는 18세 여고생의 고민이 소개됐다.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어깨동무와 입술 뽀뽀를 하려는 아빠의 행동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

이후 돈을 주고 스킨십을 얻어내려는 아빠의 행동이나 계속된 거부에도 이어지는 스킨십에 눈물을 쏟는 자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비판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스킨십 부녀 가정의 큰 딸이 SNS를 통해 자신이 신청한 것이 아니라 작가로부터 섭외됐으며 메시지를 통해 특정 행동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조작 방송 의혹이 제기될 만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논란이 불거지자 사과문을 통해 "(시청자들이) 의도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가 불편하게 전될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제작진의 말대로 이 모든 논란이 시청자들의 '오해' 때문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왜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일까. 분명히 '동상이몽' 속 VCR과 이를 풀어나간 스튜디오 속 토크 때문이 아닌가.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동상이몽'은 출범 당시부터 위험한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SBS가 종종 일반인 가정의 문제점을 다룬 프로그램은 해 왔던 것은 맞다. '동상이몽'이 처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때는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교양적 접근을 했지만 '동상이몽'은 이걸 가지고 예능으로 풀어가려고 하지 않았나. 조작 여부를 떠나 고민이 희화화 되면 언제고 논란이 생길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동상이몽'은 KBS2 '안녕하세요'와 달리 영상으로 일반인 가정의 모습을 촬영한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들을 24시간 관찰하는 것이 아니니 촬영 시간대에 사연 속 특정 행동들이 나와줘야 방송에 쓸 수 있다. 조작의사가 없었다고 해도 제작진의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러 방송 관계자들은 기대작이었던 '동상이몽'이 범작을 넘어 졸작이 되어버린 이 시점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입을 모아 연출자의 역량 부족을 언급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다른 방송을 통해 논란을 수없이 겪은 트러블 메이커인 점은 예능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인물에게 청소년과 가정을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을 맡긴 것 부터가 잘못"이라며 "아무리 재미를 좇는 예능 PD라지만 이런 포맷의 경우에는 재미보다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게 먼저다. 균형감각이라는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스킨십 부녀같은 아이템을 고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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