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버린 아버지 “이제야 딸 경기를 마음놓고 볼 수 있겠다”

입력 2015-07-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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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정 선수-아버지 최지연(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최운정 최근 성적 안 좋아 힘든 시간
“터널 빠져나오는 중” 아버지 응원 큰 힘
US오픈 공동 20위 이어 첫 우승 결실


“이제는 딸의 경기를 마음 놓고 볼 수 있게 됐다.”

딸과 함께 8년 동안 미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최운정의 아버지 최지연(56)씨는 이제야 한숨을 돌렸다. 최씨는 8년 동안이나 딸의 곁을 지켰다. 언젠가는 우승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힘든 시간을 버텼다. 우승한 순간 최씨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딸이 정말 대견하다. 열심히 한 덕분에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누구보다 기뻐했다.

최운정은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개막전에서 컷 탈락했고, 최근 7개 대회에서도 4번이나 컷 탈락했다. 그러다 US여자오픈에서 9홀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최씨는 그때 딸에게 “지금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것 같다. 조금만 더 노력하자”며 축 처진 어깨를 다독였다.

아버지의 응원은 거짓말처럼 딸에게 큰 힘이 됐다. US여자오픈에서 공동 20위에 올라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이어진 이번 대회에서 극적인 우승을 만들어냈다.

8년 동안 딸의 골프백을 메온 최씨 부녀는 LPGA투어에서도 ‘부녀 콤비’로 통했다. 그러나 딸의 우승으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최씨는 딸의 골프백을 내려놓기로 했다.

최씨는 “캐디를 계속할 생각은 없다. 좋은 시기에 캐디를 바꿀 계획이다”면서 “그러나 새 캐디를 구할 때까지는 계속해서 딸의 골프백을 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첫 우승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이제는 조금 쉬게 해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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