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힘들다는 류중일, 말문이 막히는 조범현

입력 2015-07-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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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있는 사람이 더 하다더니….”

다시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 모양이다. kt 조범현(55) 감독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올스타전 때 삼성 류중일(52) 감독이 나를 붙잡고 ‘올해 경기가 너무 안 풀린다’고 하소연을 하더라니까. 특히 한화전에 꼬인다는 둥, 타자들이 권혁 볼을 너무 못 친다는 둥 하면서 말이야. 허허, 참.”

삼성은 전반기까지 상대전적에서 한화에 유일하게 적자(2승6패)를 봤다. 6월 9~11일 대구에서 스윕을 당하기도 했다. 삼성이 한화에 스윕을 당한 것은 7년만의 일이다. 한화에 고전하면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삼성은 전반기를 1위로 마쳤고, 수년간 한화를 압도해왔다. 게다가 kt는 모두가 다 아는 최하위. 일등 감독이 꼴찌 감독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니, 꼴찌 감독으로선 말문이 막힐 수밖에….

조 감독은 “지금은 우리 팀이 조금 안정을 찾았지만 시즌 초반에 어땠는지 다 알잖아”라며 웃더니 “나한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다른 팀 감독들은 올해 개막부터 2개월 동안 우리 팀을 맡아보게 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아마 그걸 경험해보면 자기 팀이 참 고마운 팀이라고 느끼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고 말해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고 하니 류 감독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닐 터. 그러나 누가 봐도 하소연할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만은 분명하다.

수원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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