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이근호는 K리그 2연패 카드”

입력 2015-07-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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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이근호를 임대로 영입했다.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위한 깜짝 카드다. 이근호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전 하프타임에 입단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고는 환하게 웃고 있다. 전주|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 전북, 카타르 리그 이근호 임대 영입

선수등록일 지나 AFC 챔스리그 참가 못해
이근호 “함께 하자는 최 감독님 말에 용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의 포부는 크다. 올 시즌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평정이다. 국내에서 2개 타이틀을 모두 석권한 사례는 아직 없다. ‘꿈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각 구단 감독들을 비롯한 현장 축구인들이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두꺼운 스쿼드(선수층)와 원활한 선수 로테이션이다. 긴 시즌을 보내며 한정된 전력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여름선수이적시장을 전북은 아주 바쁘게 보냈다. 핵심 자원들의 줄 이탈에 고민이 컸다. 그런데 ‘보강’보다 ‘채우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동국과 함께 전반기 팀 최전방을 책임진 에두(브라질)가 50억원이 훌쩍 넘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를 찍으며 중국 갑(甲·2부)리그 허베이 종지로 떠났고, 공격형 미드필더 에닝요(브라질) 역시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해 스스로 계약 해지했다. 이들의 공백을 당장 메우는 일이 급선무였다. 에닝요의 자리는 2009·2011시즌 K리그 우승을 함께한 루이스(브라질)로 메웠으나, 원톱 선정은 쉽지 않았다.

전북이 진짜 급한 이유는 또 있었다. AFC가 챔피언스리그 선수단 등록을 25일까지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적동의서를 주고받고,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등록(31일 마감)을 마치는 작업을 6일이나 앞당겨야 했다. ‘전력의 8할’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용병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아무나 데려올 수 없을 뿐 아니라, 정규리그 일정이 계속된 까닭에 현장을 방문할 수도 없었다. 이에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전북 코칭스태프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동영상을 분석했고, 결국 스페인 2부리그에서 활약한 우르코 베라(스페인)를 영입했다.

그런데 이는 마침표가 아니었다. 진짜 ‘깜짝 발표’가 남아있었다.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고 2012년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고,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전에서 골 맛을 본 골잡이 이근호(엘 자이시·카타르)의 임대 영입이었다. 최 감독조차 “생뚱맞은 소식”이란 코멘트를 던질 정도로 이근호의 영입은 전격적이었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녹색 유니폼을 입은 이근호를 챔피언스리그에선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근호가 몸담은 카타르 스타스리그가 2015∼2016시즌을 앞두고 휴식기에 접어들었고, 무슬림 국가들은 금요일과 토요일이 주말인 탓에 공식 업무를 하지 않아서다. 엘 자이시가 이적동의서를 발송하지 않은 만큼, 이근호를 챔피언스리그 로스터에 포함시킬 수 없었다. 전북도 “명단을 AFC에 보냈는데, (이근호는) 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전북 입장에선 나쁠 것이 전혀 없다. 챔피언스리그가 다시 시작될 8월 중순 이후를 진검승부의 시기로 꼽는 최 감독은 “K리그 2연패도 중요하다. 연속 우승은 쉽지 않다. 몸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근호의 합류는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전북은 수원삼성과 정규리그 23라운드가 열린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이근호에게 성대한 환영식을 선물했다. 그는 “짧은 기간 팀을 알아보고, 오게 됐다. 전북의 뜨거운 분위기에 놀랐다. ‘힘들 때 함께 해보자’는 (최강희) 감독님의 말씀에 용기를 얻었다. 챔피언스리그는 어렵게 됐지만 K리그에서 좋은 활약으로 보답 하겠다. 8월 중순 이후부터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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