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슬램’ 박인비, 무엇이 다른가?

입력 2015-08-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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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금융그룹 박인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1. 끊임없는 연구·노력
2. 컴퓨터 퍼트
3. 가족의 전폭적 지원
4. 위기관리 능력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달랐다.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급’이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LPGA투어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무엇이 달랐을까.

박인비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한다. 그녀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윙을 한다.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스윙이다. 하지만 이는 ‘맞춤형 스윙’이다. 백스윙은 천천히 시작하고 클럽을 살짝 들어올리면서 손목의 코킹은 거의 하지 않는다. LPGA투어에서 이런 스윙을 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박인비는 중학교 때부터 해왔다.

컴퓨터같은 퍼트도 노력의 결과물이다. 절대 감각을 타고났다지만 노력 없이 완성되지는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퍼트 감각을 잃어버렸다. 2013년 절정이던 퍼트 감각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퍼터를 몇 차례 바꾸기도 했고 스트로크 방식을 바꾸는 시도도 했다. 노력 끝에 다시 예전의 퍼트 감각을 되찾았다.

남편 남기협 씨의 역할도 크다. 박인비의 스윙을 분석하고 연구를 담당한다. 박인비는 “남편이 나보다 더 열심히 한다. 샷이 안 되고 힘들어 하니 더 열심히 연구한다. 내가 10분 연습하면 남편은 30분 연습하면서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시련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방법도 달랐다. 박인비는 2년 동안 브리티시여자오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실패하는 동안 좌절이 아닌 교훈을 얻었다. 인내와 욕심을 버려야 우승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가족은 든든한 후원자다. 박인비의 가족은 모두가 골프를 좋아한다. 고령의 할아버지는 지금도 종종 라운드를 즐기고 손녀의 경기를 직접 보러 다닌다. 아버지 박건규씨는 한 때 언더파의 골프실력을 자랑했던 아마추어 고수. 어머니 김성자씨도 골프마니아다. 남편 남기협씨는 프로골퍼 출신이다. 동생 인아씨도 언니를 따라 잠시 골프선수의 길을 택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가족 덕분에 더 힘이 난다. 살아가는 이유를 느끼고 항상 자극 받는다. 가족은 내게 힘이 되는 긍정적 의미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인비는 강인한 멘탈의 소유자다. 위기극복방법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을 가졌다. 큰 무대에서 더 강한 자신감도 지녔다. 경기 중 표정 변화가 없고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모습 때문에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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