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공, 내가 받고 싶다”…이지영의 우승 야심

입력 2015-08-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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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지영. 스포츠동아DB

“진갑용 선배님 빈자리 채울 것”

삼성 포수 이지영(29)의 어깨에는 이전보다 더 무거운 짐이 얹혀있다. 베테랑 안방마님 진갑용(41)이 현역에서 물러나면서 이제 삼성의 진짜 ‘넘버원 포수’로 자리매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지영은 “그동안 벤치에 앉아 진갑용 선배님의 경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많이 배웠다. 타격, 도루 저지, 리드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같은 팀에서 배울 게 많은 선배님과 함께했던 게 1년, 1년 내게는 행복한 일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선배님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 다른 포수 (이)흥련이와 함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올해 타격과 수비 모두 일취월장한 이지영이다. 진갑용이 은퇴 직후 인터뷰에서 “만약 후배들이 못했다면 욕심을 내봤을 텐데, 워낙 잘하고 있으니 나도 물러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이지영 역시 책임감이 더 커졌다. 9일 대구 넥센전에서 원바운드 타구에 어깨를 직격당하는 부상을 입었지만, 금세 툭툭 털고 일어나 마스크를 다시 썼다. 이후에도 단 하루만 쉬고 11일 잠실 LG전에 정상 출격했다.

이지영은 “올해 정말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캠프 때부터 체중도 12㎏이나 줄이면서 열심히 운동했다.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게 조금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아직 진갑용 선배님의 빈 자리를 채우려면 갈 길이 멀다. 선배님의 조언대로 타격도 더 잘하는 포수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설레면서 한편으로는 긴장되는 임무 하나가 더 생겼다. 삼성이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게 된다면, 마지막 순간 마무리투수와 함께 포효하는 ‘우승 포수’는 이지영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4년간 늘 진갑용이 해온 바로 그 역할이다. 이지영은 “지금까지 그것만은 당연히 진갑용 선배님의 몫이라고 생각해 아예 엄두도 내지 않고, 생각도 안 했다”며 “이제 우리 팀이 우승하면 내가 그 마지막 공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설레는 마음도 생긴다.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 될 것 같다. 꼭 그 상황,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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