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가요제 결산①] 인내심 부족한 시청자 위한 여섯 무대 관전평

입력 2015-08-18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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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강원도 평찰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에 마련된 특설 무대에는 약 4만여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MBC '무한도전-영동 고속도로 가요제'(이하 무한도전 가요제)가 진행됐다.

이제는 확고한 음악 취향을 가지게 된 멤버들과 이들과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뮤지션들의 노력을 오랜 시간 기다려 온 '무한도전 가요제' 무대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직 방송까지는 사흘이나 남았지만 본방송을 향한 기다림이 있는 시청자들을 위해 6팀 6색의 무대에 대한 관전평을 공개한다.


● 황태지 ‘맙소사’-최강 88 라인의 탄생 알린 오프닝

비록 게임을 통해 울며 겨자먹기로 오프닝을 맡은 황태지(황광희, 태양, 지디)였지만 뚜껑을 연 이들의 무대는 다채로운 조화로 이뤄져 있었다.

특히 황광희를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듯한 이 곡은 태양의 보컬과 지드래곤의 알싸한 래핑으로 이뤄져 퀄리티를 더했고 여기에 노랗게 염색해 제대로 아이돌 티를 낸 황광희의 활약도 눈부셨다.

비록 지드래곤과 태양은 "광희와의 인연은 이번 무대로 끝"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가요제 무대를 통해 보여준 의외의 케미는 대중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 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 ‘레옹’-효녀 아이유의 넘치는 배려심

이번 가요제에서 음악적 견해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팀을 꼽으라면 단연 아이유와 박명수일 것이다. 기타 하나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아이유와 최근 노골적으로 EDM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박명수의 소신은 과연 이들이 양 쪽 모두 만족시킬 곡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했다.

그러나 이날 가요제 무대에서 이 팀은 아이유의 파격 변신과 박명수의 체면치레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곡을 만들어 냈다. 특히 아이유의 프로듀싱과 재환 씨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 낸 박명수의 랩과 EDM 리듬에 맞춰 단발로 변신한 아이유가 무대 위에서 '푸처핸접'을 하고 있는 모습은 이 무대의 백미.



●으뜨거따시 'Sponsor'-듀엣의 매력 알린 무대

하하와 자이언티는 이번 무대에 올 블랙 의상을 맞춰 입고 나와 마치 마이클 잭슨이 살아온 듯한 콘셉트의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음원깡패'라는 명성답게 세련된 곡을 써 온 이 팀은 곡 중간에 실제 전화번호까지 공개하는 패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음악적인 면을 보더라도 자이언티의 얇고 세련된 목소리와 레게 무대로 다져진 하하의 거친 중저음은 듀엣곡의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상주나 'My life'-역대급 물량공세! 시청자에도 통할까

정준하와 윤상의 곡인 'My life'는 음악 자체보다 무대에 참여한 역대급 게스트들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유희열의 표현대로 '대한민국 일렉트로닉의 아버지'라는 윤상이 만든 사운드에서 정준하, 빈지노의 래핑이 입혀져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 것은 물론 후렴 부분 씨스타 효린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제대로 된 귀 호강을 경험하게 했다.


● 댄싱게놈 'I´m so Sexy'-양대 흥 스페셜리스트의 만남

긴급총회 당시 흑인 그루브와 한국적 그루브를 두고 대립했던 이 팀은 비트를 잘개 쪼게 서로를 만족시키는 곡을 만들었다.

평창에서 보여준 무대에서 두 사람은 오랜 연습으로 만든 완벽한 안무로 서로의 섹시함을 배가시켰는데 특히 '어머님이 누구니' 등으로 야릇한 곡에 특화된 박진영과 결코 이런 분위기의 곡을 마다하지 않은 유재석의 찰떡호흡은 시청자들의 댄스 세포를 일깨울 만 하다.


● 정형돈&밴드 혁오 '멋진 헛간'-엔딩인 듯 엔딩 아닌 너

차라리 'We all die alone'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정형돈과 밴드 혁오는 지난 방송을 통해 신나는 컨트리 장르인 '멋진 헛간'과 떼창 포인트가 있는 'We all die alone'을 두고 대립한 바 있다.

결국 정형돈의 주장대로 받여들여진 이 곡은 박진영으로부터 "충격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가요제 무대에서는 기대만큼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그동안 '무한도전 가요제'가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이기에 관객들이 어리둥절 했던 것인지 곡 전개가 밋밋했기 때문인지는 방송을 통해 판단해 볼 일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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