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자키스하고 놀자!”

입력 2015-08-18 1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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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카잔자키스 이야기 잔치’ 22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서 개최
‘전쟁과 신부’ 주제로 6.25와 그리스 내전 비교하며 이야기 잔치



●‘영혼의 자유를 외치는 거인’을 만나자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그의 묘비엔 이렇게 적혀있다.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 등 많은 ‘명함’을 가진 20세기 대표 작가. 평생 ‘자유’라는 피를 몸에 지니고 다닌 거인. 그렇다. 니코스 카잔자키스(1883~1957)다.

그는 생전에 유럽 북아프리카 코카서스 러시아 등 세계를 여행하며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다.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불멸의 명작으로 우리 곁에 온 그였지만 사실 이 작품 하나만으로 그를 이해하긴 쉽지 않다. 근대인의 고뇌를 그린 대서사시 ‘오디세이아’, 그리스 난민의 고통을 묘사한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는 그리스도’ 등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원적 생명을 탐구했는가하면 ‘수난’ ‘최후의 유혹’ ‘성자 프란체스코’ 등의 소설로 인간 구원에 대한 영성문제를 파헤치기도 했다. 어쩌면 그의 삶은 ‘자유’가 아니라 ‘수도(修道)’였는지도 모른다.


● 카잔자키스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카잔자키스에 대해 너무 모른다. 카잔자키스를 좋아하는 사람까지도 그렇다.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의 대상이고 그를 알아가기엔 그가 너무나 큰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그런 면에서 카잔차키스를 우리 곁으로 불러들여 그의 매력과 진면목 속으로 초대하는 일은 참 반갑고 고귀한 일이다. 그 일을 매년 꾸준하게 해 온 사람들이 있다. ‘한국 카잔자키스 친구들’(회장 유경숙·소설가)과 한국그리스협회(회장 유재원·한국외대 교수)가 그들이다. 벌써 6년째다. 그동안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를 비롯해 ‘미할리스 대장’ ‘성자 프란체스코’ ‘수난’ 등 많은 작품을 소개했다.


● ‘제7회 카잔자키스 이야기 잔치’ 22일 서울 대학로서 열려

올해도 변함없이 카잔자키스가 우리 곁으로 온다. ‘한국 카잔자키스 친구들’이 주최하고 (사)한국그리스협회가 주관하는 ‘제7회 카잔자키스 이야기 잔치’가 그것이다. 오는 8월 22일(토)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다. 이번 잔치에 초대한 작품은 ‘전쟁과 신부’다. 공산주의 물결이 전 세계를 휩쓸던 당시 정치적 이념에 휘말려 반대편을 악마로 몰아세웠던 광기의 시대를 리얼하게 그린 소설이다. 우리 민족이 겪은 6.25처럼 겨레끼리 서로 물어뜯는 동족상쟁, 그리스 내전을 그린 작품이다.


● ‘전쟁과 신부’ 주제로 문학토론 미술감상 등 이야기 꽃

이번 이야기 잔치는 오전 9시30부터 오후 5시까지 총 3부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한국그리스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의 축사와 유재원 교수의 사진을 통해서 본 카잔자키스의 생애에 대한 해설로 시작한다. 최혜영(전남대 사학과 교수)와 노성두(미술사학 박사)를 비롯해 홍기돈(평론가), 심아진(소설가), 정회선(언어학 박사) 등이 각각 발표자로 나서 ‘형제끼리 피를 흘리는 그리스 내전을 그린’ ‘전쟁과 신부’가 우리 역사에 던지는 의미를 되새겨본다.

특히 최 교수는 그리스내전과 한국전쟁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밝히고 역사적 관점에서 ‘전쟁과 신부’를 분석했다. 노성두(미술사학 박사)는 ‘전쟁과 미술’을 주제로 미술작품 속의 전쟁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좌절, 고통 등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문학과 미술을 함께 감상할 기회를 갖는다.

발표 후, ‘우리의 6.25와 그리스 내전은 무엇이 다른가? 현재 우리 민족이 풀어야 할 역사의 숙제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좌장 우한용 서울대 교수)이 전개된다.

발표와 토론을 마치고 김석만(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연출로 ‘전쟁과 신부’ 속의 인상 깊은 장면들로 구성한 독회가 이어진다. 이 독회에는 유태균(전 단국대) 교수와 백경훈(시인) 등 7여 명이 출연한다.

교수 평론가 박사 시인 등 대단한(?) 분들이 모였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카잔자키스를 좋아하고, 흠모하고, 관심 있는 혹은 관심을 가져볼까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언컨대 어렵지고 않고, 골치 아프지도 않고, 따분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야기도 듣고 지식도 쌓고 점심도 함께 하다보면 부쩍 큰 ‘내면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참, 참가비는 무료다.

문의 l 02-364-0325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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