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울산, ‘상처 입은’ 명가들의 충돌

입력 2015-08-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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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정원 감독-울산 윤정환 감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선수단 줄 부상 속에서 버텨왔지만 한계에 부딪혀
울산, 윤정환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높아진 상황
전혀 다른 고민과 상처에 휩싸인 양 팀의 충돌은 어떻게?


22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나는 수원삼성과 울산현대는 한국프로축구를 대표해온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정규리그 26라운드까지 순위는 극과 극이다. 수원은 13승7무6패(승점46)로 2위를 달리는 데 반해, 울산은 추락할 만큼 추락했다. 5승11무10패(승점26)로 10위를 찍고 있다. 당장 강등 경쟁을 펼쳐야 하는 11위 부산 아이파크(승점21)와 차이 역시 그리 크지 않아 걱정이 태산이다.

그런데 홈 팀과 원정 팀 모두 상처투성이다. 수원은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시즌 내내 계속 이어지는 고민이다. 시즌 초부터 하나 둘씩 전열을 이탈하더니 주중 성남FC와 26라운드 홈경기에서 또 다시 큰 타격을 입었다. 수비수 신세계가 늑골 4개가 부러지면서 총 가용 인원은 19명까지 줄어들었다. 수원에서 뛰려면 골키퍼를 제외해도 3~4개 포지션은 소화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는데, 이제는 ‘돌려막기’마저 어렵게 됐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이 없으면 잇몸’의 자세로 버텨왔는데, 점점 힘이 떨어진다”며 걱정의 한숨을 내쉰다. 1위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상할 정도로 안 풀리는 시즌이 있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줄 정도다.

울산은 수원과는 다른 어려움에 빠져있다. 전력은 준 국가대표팀이지만 성과는 영 신통치 않다. 일본 J리그에서 크게 성공한 윤정환 감독이 부임하면서 다시 한 번 명가의 자존심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무슨 영문인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울산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성적표와 선수단 내분설 등으로 뒤숭숭하다. 구단 차원에서 윤 감독의 경질 여부를 놓고 논의가 이뤄질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결국 ‘유임’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만큼 사령탑의 입지는 크게 추락했다.

사실 윤 감독이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19라운드 수원 원정이었다. 1-3 패배 직후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윤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고 있으며, 충분히 신뢰를 주고 있느냐”는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다.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됐다.

위기에서 만나는 명가들의 충돌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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