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민 “개그우먼 후배들, 이제 물러나라고 하지만…”

입력 2015-08-24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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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지민 “개그우먼 후배들, 이제 좀 물러나라고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사람을 지켜볼 때 느끼는 놀라움만큼 꾸준히 자라 어느 틈엔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보여주는 인물을 지켜보는 일도 못지않게 흥미롭다.

개그우먼 김지민 역시 아주 조금씩 그리고 확실하게 성장해 가고 있는 예능인이다. 한때 누군가의 전 여자 친구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이 개그우먼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가면'에서도 활약하며 지겹기만 했던 꼬리표를 떼는 중이다.

"드라마 촬영을 해보니 섭섭하고 또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 대사나 분량보다 매회 출연할 수 있었다는 것에 정말 자부심을 느껴요."

김지민은 '가면'에서 조연인 연수 캐릭터를 맞아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소 무거운 드라마 전개에서 김지민은 말 그대로 '감초 연기'를 해줘야만 했다.

"원래 제가 드라마 광이라서 3사 드라마를 다 챙겨봐요. 그때마다 저처럼 밝은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들떠있으면 보기가 좋지 않더라고요. 저도 이번에 그렇게 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었고 그래서 톤 조절이 잘된 것 같아요."


비록 조연이기에 다른 주인공들만큼의 분량은 챙기지 못했지만, 이 촬영을 위해 김지민이 기울여야 했던 노력은 각별했다. 오랫동안 그의 활동 무대가 되어온 KBS2 '개그 콘서트'의 양해를 구해야 했고 또 개그우먼의 본업을 위해 '가면' 촬영장에도 이해를 부탁해야 했다.

"'가면'의 감독님은 제게 '대사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 하시면서 저한테 연수에 대한 많은 걸 맡기셨어요. 그리고 '개그 콘서트' 감독님과 동료들도 '잘 어울린다', '재밌고 잘하는 것 같다'고 해줘서 촬영하는 동안 힘내서 했죠."

'가면' 속 그의 연기를 두고 많은 사람은 '도전'이라고 했지만 정작 김지민에게는 새로운 곳에서 펼친 같은 일이었을 뿐이다. '개그 콘서트' 안에서 펼치는 모든 코너에서도 그는 연기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웃음을 얻는다.

"여자 개그우먼 중에서는 제가 제일 선임이에요, 지난번에 연차 높은 개그맨들만 모았는데 그중에서 개그우먼은 저 혼자더라고요. 가끔 여자 후배들이 '이제 좀 물러나라'고 농담처럼 말할 때가 있는데 그때 새삼 '개콘에 오래 있었구나'라는 걸 느끼죠."

이제 김지민은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보다는 허술하고 망가지는 역을 맡아 웃음을 준다. '미녀 개그우먼'의 타이틀은 차츰차츰 다음 세대의 후배들에게 넘어가고 있지만, 당사자는 태연할 따름이다. 지금에서야 자신이 '개그우먼'임을 자각한 그는 잠도 줄인 채 그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고 있다.

"다들 어떻게 예능도 하고 드라마도 하면서 어떻게 '개콘'까지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세요. 그런데 계속 제가 해보고 싶은 재미있는 코너가 나오니까 어쩔 수가 없어요. 전 지금도 제 적성에 맞는 일이 뭔지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뭐가 제일 잘 맞느냐고요? 어쩌죠. 다 제 적성인 것 같아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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