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조 감독은 인터뷰실 한편에 걸려 있는 넥센의 일정표를 훑었다. “이번주 대진이 괜찮은 것 같다. 잘 해서 연승해보라”고 덕담했다. 넥센은 이번주 kt∼롯데∼KIA와 차례로 만난다. 상대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점한 팀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곧장 울상을 지었다. 그는 “감독님 지난주(kt∼SK∼LG)에도 일정은 좋았습니다. 근데 저희 어땠나요? kt전에 무너지면서 이렇게 됐습니다”라고 다소 원망 섞인 하소연을 했다. 넥센은 18일 kt에 5-15로 대패한 뒤 19일에도 kt에 9-2로 앞서다 8회 2점, 9회 6점을 내주며 충격의 대역전패를 당했다.
염 감독은 당초 지난 일주일을 상위권 추격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무너지며 4위를 지키기도 급급한 상황이 됐다. 염 감독은 조 감독이 인터뷰실을 찾기 전 취재진에게 “팀을 맡은 3년 동안 최악의 부진이 찾아왔다”고 걱정한 터였다.
조 감독은 후배가 염려됐는지 따뜻하고 위트 넘치는 말로 염 감독을 다독였다. “이번주부터 kt를 잡고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운을 뗀 뒤, “쉬지도 못하고 경기를 했는데 이번주 월요일∼화요일을 쉬었으니 고비를 잘 이겨낼 것이다.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졌던 시즌 초반에도 그러지 않았느냐”고 힘을 북돋워줬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