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묀헨글라트바흐 위기?, 망아지군단 팬심 여전

입력 2015-08-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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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의 로고

최악의 시즌 전망에도 도시 인구 20% 관전

24일(한국시각) 독일 베스트팔렌주 묀헨글라트바흐의 슈타디온 임 보루시아파크에서 열린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마인츠의 2015∼20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 경기. 묀헨글라트바흐는 안방에서 1-2로 무너졌다. 경기 내내 마인츠를 압도하고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1900년 창단한 유서 깊은 묀헨글라트바흐는 1965∼1966시즌에야 분데스리가에 처음 입성했다. 그러나 족적은 화려했다. 분데스리가 우승 5회, DFB-포칼 우승 3회, 1976∼197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묀헨글라트바흐는 인구 27만명에 불과한 소도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도시로 큰 호황을 누렸지만, 전후 경제기반을 마련하지 못해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쇠락한 이 도시에 생기가 도는 날이 있으니, 묀헨글라트바흐의 홈경기 때다. 엄청난 팬 커뮤니티의 힘 덕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극성맞기로 유명한 리버풀의 ‘더 콥’과 자매결연을 할 정도다.

묀헨글라트바흐은 ‘망아지(Fohlen) 군단’으로 불리는데,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 패턴에서 비롯됐다. 경기장 팬숍의 명칭도 ‘Fohlen Shop’이다. 마인츠전 당일 방문한 매장에는 각종 용품과 가전제품 등이 진열돼 있었다. 가장 이채로운 것은 구단 자체 상품이었다. 케첩, 맥주, 그릴에 침대 커버까지 있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팔릴 것 같지 않은 이 조악한 상품들은 킥오프 직전까지 길게 늘어선 팬들의 싹쓸이에 금세 동이 났다. 물론 이들 절대 다수가 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날 입장 관중은 5만172명. 도시 인구의 20% 가량이 홈경기를 관전한 셈이다.

스포츠의 인기를 가늠할 기본 척도는 당연히 팬이다. 여기에 단순히 해당 클럽의 인프라와 트로피 개수만이 명문의 지표는 아니다. 독일 언론들이 매 라운드 홈 관중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까닭이다. 묀헨글라트바흐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2부리그에 머문 2007∼2008시즌 때문이다. 당시 홈 평균관중은 4만264명.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팬심’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묀헨글라트바흐의 올 시즌을 ‘최악의 시기’로 전망한다. 지난 시즌 팀을 3위까지 이끈 주력 선수 여럿이 한꺼번에 이탈한 탓이다. 개막 2연패와 함께 꼴찌(18위)로 추락하자 ‘위기설’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늘 힘찬 함성을 외치는 ‘망아지 팬’들이 있어 ‘망아지 군단’은 꿋꿋하게 전진할 수 있다.

묀헨글라트바흐(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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