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천만 돌파③]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관객들 빵 터지게 한 깨알 배우들

입력 2015-08-29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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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천만 돌파③]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관객들 빵 터지게 한 깨알 배우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무서울 정도로 연기 잘하는 청춘 배우 유아인 그리고 이쯤 되면 정말 충무로의 ‘보물’ 같은 존재인 배우 유해진과 오달수의 연기 조합은 ‘베테랑’(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을 1000만 영화로 이끌고 간 큰 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정민과 유아인의 피 튀기는 연기 대결과 시원한 액션, 유해진의 담담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연기 그리고 감초 같이 재미를 선사하는 오달수의 연기는 류승완 감독의 작품에 온전히 스며들어 호쾌한 범죄오락액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떠올려보라.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말고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배우가 좀 더 있을 것이다. 스크린 속 깨알같이 박혀 극 중 재미를 더한 ‘베테랑’의 히든카드는 과연 누구일까.

● ‘무한도전’에선 ‘발 연기’라고 놀림 받던 장윤주, 배우로서의 성공적 변신

“‘무한도전’의 뮤즈, 장윤주의 엄청난 연기 변신을 보고 왔다.” 영화 ‘베테랑’을 본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PD가 남긴 글이다.

2010년 MBC ‘무한도전-달력 특집’에서 세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의 헬레나 역으로 연기를 펼쳤던 장윤주는 ‘발 연기’라 놀림을 당하며 예능감을 뽐낸 바 있다. 그 이후로도 그는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모델로서의 카리스마보다 코믹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평을 낳았다.

하지만 스크린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는 장윤주였다. 광역수사대 홍일점 ‘미스봉’역을 맡은 그는 극 초반 수사를 위해 ‘불륜녀’ 연기를 앙큼하게 펼치며 눈길을 끌었고 여형사로서 시원시원한 연기를 펼치며 우려를 덜어냈다. 제 몫을 다 해냈다. 특히 황정민,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장윤주의 연기는 그가 유아인에게 날린 발차기만큼이나 시원한 출발을 알렸다.

● 그냥 뛸 뿐인데 웃겨요…배성우, 극 초반 재미 분위기 ↑

영화의 경쾌한 시작을 알리는 중고차 절도 매매 사건에서 배우 배성우는 능청스러운 중고차 매장 업주 역을 맡으며 극 초반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등 공신이다.

광역수사대의 작전으로 검거 위기에 처할 배성우는 황정민과 함께 차진 액션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차지긴 하나 멋지진 않다. 마치 홍콩 영화의 액션을 보듯 이들은 보기엔 아픈데 웃긴 액션을 펼치며 영화의 무게감을 덜어내는 역할을 제대로 펼쳤다.

황정민에 이어 경찰차에 타고 있는 오달수와 마치 마라톤을 뛰는 듯한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았고 검거된 후 자신을 향해 독설을 날리는 미스봉에게 “징역은 나오는 맛에 들어가는 거 아닙니까”라며 능청스러운 대사를 내뱉는 배성우의 모습은 초반부터 ‘베테랑’의 재미를 짐작케했다.

●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 한 마디로 관객 휘어잡은 마동석

‘베테랑’의 최대 기부자이자 수혜자는 배우 마동석이 아닐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해 상상초월의 애드리브 대사를 하곤 사라지는 마동석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순식간에 스크린을 사로잡았다.

마동석은 극의 전개상 가장 긴박감이 넘치는 황정민과 유아인의 추격신에서 뜬금없이 나와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는 대사로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특히 이 대사는 ‘베테랑’ 촬영 현장에서 마동석의 애드리브로 즉석에서 탄생해 ‘베테랑’ 명대사 중 3위에 당당히 오르기도 해 눈길을 끈다.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카메오로 출연해 의리를 보여준 마동석이 극의 차오르는 긴장감을 잠시 달래주는 최대의 연기 기부자인 동시에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들의 눈에 들어온 최대의 수혜자가 아닐까. 이젠 ‘아트박스’를 들어가면 마동석이 절로 생각날 것 같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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