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6년 연속 3할 원동력은 ‘끊임없는 변화’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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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스포츠동아DB

스탠스 등 부족한 부분 업그레이드해 성장
부상·부친상 등 악재 딛고 시즌 타율 0.331


롯데 손아섭(27)은 만족을 모르는 선수다. 지난해 타율 0.362, 18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음에도 올 시즌 변화를 택했다.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조금씩 변화를 줬다.

사실 손아섭은 원래 잘하는 타자다. 풀타임 첫 해였던 2010년, 타율 0.306으로 3할 고지를 밟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타율 0.326(5위), 0.314(3위), 0.345(2위), 0.362(3위)로 매년 타격 5걸을 놓치지 않았다.

변화의 대가는 가혹했다. 시즌 초반 부진이 길어졌다. 5월초까지 타율은 2할대 중반에 머물렀다.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었다. 타격감이 올라오던 6월초에는 손목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7월 들어 1군에 돌아온 뒤에도 부친상이라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대개 이런 경우, 선수가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전광판의 숫자는 머릿속에 남아 선수를 괴롭히고, 주변에선 여러 가지 말을 쏟아낸다. 투수와의 승부에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적’이 많아진다.

사실 손아섭이 언급한 ‘변화’들은 작은 부분이었다. 방망이를 쥘 때 왼손 검지를 조금 풀고, 스트라이드를 조금 좁혔으며 오른발을 오픈스탠스 자세에서 약간 닫는 등 미세한 차이다. 손아섭은 “보는 분들은 큰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시즌 중에도 계속 변화를 주고 있다. 작년에 성적이 좋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올해 내 자신이 더 업그레이드되고 싶어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부침을 겪던 손아섭은 후반기 들어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9일까지 후반기 40경기에서 타율 0.363(168타수 61안타)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0.331(369타수 122안타)까지 올랐다.

손아섭은 “시즌 초엔 시행착오를 겪었다. (성적이 잘 나온) 지난해엔 아프지도 않았고 컨디션도 계속 좋았다. 지금은 컨디션이 안 좋은데도 안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안 좋을 때 이겨내는 방법이 좋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만약 기록이 좋지 않다고 변화를 포기했다면, 그가 느끼는 ‘성장’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손아섭은 여러 외부 요인들과 싸워 이겨냈다. 그는 “나도 사람이기에 외부의 시선이 부담이 된다. 하지만 기대에 답해야 한다는 생각,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정상궤도를 찾은 그와 함께 팀도 5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손아섭은 “우리 팀이 8위를 하고 있었지만, 5강을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가 가진 경쟁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자신 있다. 남은 경기가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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