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도 ML 도전 선언, 롯데도…손아섭도 당황?

입력 2015-10-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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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재균. 스포츠동아DB

KBO 규약상 ‘해외구단 이적 1년에 1명’만 가능

졸지에 누가 해외 진출을 할지 내부경쟁을 벌일 판이다. 새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구단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여기에 KBO도 규약의 유권해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롯데 내야수 황재균(28·사진)이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다. 15일 오후 조현봉 운영부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으니, 선수단 소집일인 16일에 면담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롯데 측은 당혹감부터 드러냈다. 이미 시즌 종료 후 외야수 손아섭(27)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해 잔류를 설득하고 있는데, 황재균까지 움직였다. 롯데는 이날 외국인선수 3명과 재계약을 발표했고, 16일에는 조원우 감독의 취임식을 연다. 신임 감독과 분위기를 내려는데 여기저기서 난리다.

두 명 모두 FA(프리에이전트)가 아닌 탓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야 한다. 손아섭은 FA 자격연한 7년차, 황재균은 8년차라 구단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이들을 가로막고 있다. KBO 규약이다. ‘외국 프로구단에 대한 선수계약의 양도 등’을 규정한 104조 2항에는 ‘외국 프로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1명으로 한다’고 돼있다.

FA가 아니기에 손아섭과 황재균 중 한 명만이 해외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롯데 측은 곧바로 KBO에 규약 해석을 문의했다. KBO도 전례가 없어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KBO는 일단 “규약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다”며 유권해석에 들어갔다.

문제는 포스팅 신청부터 발생한다. 만약 2명 다 포스팅을 신청하고, 모두 입찰을 받으면 문제가 생긴다. 둘 중 해외 진출이 불허된 선수에게 입찰한 구단의 항의를 받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의 분쟁이 생길 여지가 크다. 국제적인 신뢰 문제다.

그렇다고 한 명만 신청하게 하는 것도 고민이다. 이 경우, 롯데가 폭탄을 안는 셈이 된다. 선택받지 못한 한 명의 불만을 막을 방법은 없다. 선택을 받은 선수가 미국 진출에 실패했을 때도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만약 일본으로 유턴할 경우, 해당 선수에게 이를 용인해야 되는지 다른 선수는 어떻게 할지도 문제다.

KBO가 규약 해석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1999년 만들어진 이 조항은 해외 진출 붐이 일었을 때, 무분별한 선수 유출을 막고 KBO리그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이 조항이 만들어진 최초의 취지를 생각해야 한다. 또 국제적인 신뢰 등 여러 문제들이 있다. 지금은 어떻다 답변을 100%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대형신인이 나오지 않고, 선수층이 얇아지는 현재 분위기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의 해외 진출 러시는 KBO리그의 흥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또 조원우 감독을 새로 선임한 롯데는 출항도 하기 전에 암초에 부딪혔다. 벌써부터 불협화음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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