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트로피의 몸값 1억원…장인이 만든 100% 수공예작품

입력 2015-10-2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와 두산 유희관-김현수-김태형 감독-삼성 류중일 감독-구자욱-박석민(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저는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입니다. 아마 KS 미디어데이 때마다 여러분들이 제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KS 2차전까지 저는 대구구장 앞에 전시돼 있었습니다. 삼성과 두산 선수들을 따라 저도 잠실구장으로 이동합니다.

감독님과 선수들은 저를 늘 경탄의 눈길로 쳐다봅니다. 한국의 유명 쥬얼리 브랜드에서 디자인하고 제작한 저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잠정가치 1억원이 넘는 가격이 놀라워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KS 챔피언만이 품에 안을 수 있다는 상징성 때문에 저를 바라보는 눈길과 만지는 손길에 떨림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2011년 태어났습니다. 그해 KS 우승팀이 1년 동안 저를 보관합니다. KS 기간 잠시나마 저는 우승팀의 손을 떠나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4년간 줄곧 저에게는 주인이 삼성, 단 한 팀이었네요. 이미 삼성은 제 모조품을 4개나 가지고 있는데, 올해 하나 더 추가할지 모르겠네요.

‘장인들의 손길이 한 땀 한 땀 들어간 명품’이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그래요. 금속 한 조각, 한 조각이 잘라지고 조립된 100% 수공예 작품이랍니다. 가운데 야구공 모형에는 1000개가 넘는 큐빅이 박혀 있어요. 트로피 겉을 둘러싼 사다리꼴 금속판 10개는 야구장을 상징합니다. 굳이 10개를 만든 이유는 경기를 뛰는 10명의 선수들 또는 10개 구단을 상징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몸무게는 17.5㎏이고, 키는 65㎝입니다. 꽤 무거울 텐데, 저를 번쩍 치켜 올릴 때 누구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습니다. 이번 KS에서 어느 팀 선수들의 입맞춤을 받을지 저도 설레고 궁금합니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