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빽 투 더 퓨쳐’가 현명하게 PPL을 사용하는 법

입력 2015-11-04 2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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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을 영화에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알려진 ‘빽 투 더 퓨쳐’에는 수많은 상품들이 등장한다. 광고인 듯 아닌 듯,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 제품들은 어떻게 극에 녹아들었을까.


● ‘로레인’의 왕자님, 그의 이름은 ‘캘빈 클라인’?!

패션 브랜드인 캘빈 클라인은 상표명이 가장 자주 언급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빽 투 더 퓨쳐’ PPL의 최고 수혜자다. 1편에서 30년 전의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간 ‘마티’는 외할아버지가 몰던 차에 치여 정신을 잃는다. 마티를 돌보던 ‘로레인’은 마티를 ‘캘빈 클라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마티의 팬티에 적혀 있던 캘빈 클라인(Calvin Klein)이라는 상표명을 마티의 이름으로 착각했던 것.

덕분에 캘빈 클라인은 영화 내내 상표명이 언급되었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캘빈 클라인’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캘빈 클라인의 인지도가 낮았던 이탈리아에서는 캘빈 클라인 대신 마티가 입고 있던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를 번역에 사용했다. 프랑스는 아예 자국 브랜드인 ‘피에르 가르댕’으로 대체했다.


● 순식간에 커지는 미래형 피자 ‘피자헛’

2015년이 배경인 ‘빽 투 더 퓨쳐’ 2편에서 마티의 딸 ‘마를렌’은 할머니가 가져온 손바닥만 한 피자를 보고 ‘그걸 누가 다 먹어요?’라며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곧이어 저녁을 준비하던 할머니가 피자를 ‘음식물 수화기’에 넣고 원하는 수분도를 말하자, 피자는 눈 깜짝할 새에 온 가족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큰 사이즈로 업그레이드(?)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피자는 요즘 피자와 비교해서 비주얼이 뛰어나진 않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먹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피자헛 역시 <빽 투 더 퓨쳐>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상승은 물론 매출 증대라는 성과를 얻었다.


● 한번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미래형 신발 ‘나이키’

피자헛처럼 ‘빽 투 더 퓨쳐’ 2편에 등장하는 나이키는 성공한 PPL로 손꼽힌다. 영화에 등장하는 나이키 에어맥은 미래적인 디자인과 자동으로 끈을 조여 주는 ‘셀프 레이싱’ 기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마티가 호버 보드를 타고 도망가는 장면에선 나이키 로고가 크고 선명하게 오래도록 노출되며 광고 효과가 극대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거부감을 사기는커녕, 에어맥에 대한 관심과 나이키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는 오히려 상승했다.

나이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셀프 레이싱 기능이 있는 운동화를 개발하기 시작해 현재는 특허까지 출원한 상태다. 나이키가 2011년에 100켤레 한정 출시 했던 에어맥에는 셀프 레이싱 기능이 없었지만 곧 출시를 앞둔 에어맥은 우리가 영화에서 본 그 제품과 동일한 기능이 탑재돼 있어 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외에도 ‘빽 투 더 퓨쳐’에는 펩시, 텍사코, AT&T, Krups, Black & Decker 등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이 등장하며 색다른 재미를 안겨 준다. 요즘 우리가 접하는 PPL은 관객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광고의 영역에 놓여 있지만 ‘빽 투 더 퓨쳐’에 등장한 PPL제품들은 3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빽 투 더 퓨쳐’는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상품을 통해 아주 명확하게 표현한 데다, 재미와 작품성을 더해 PPL을 현명하게 사용한 명작이기 때문이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절대 명작 ‘빽 투 더 퓨쳐’는 현재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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