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대형기획사 아니면 불가능?”…여자친구 통쾌한 뒤집기

입력 2015-11-09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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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사진|동아닷컴DB

2015년 첫 연말 시상식 멜론뮤직어워드(이하 MMA)가 7일 마무리 됐다.

2015 MMA의 주인공은 역시 4관왕에 오른 빅뱅이라는데 이견이 없겠지만, 가장 인상 깊은 수상자가 누구냐고 한다면 여자친구를 꼽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신인상의 특성상 해마다 다른 수상자가 등장하고 있다곤 하지만, 근 수년간 주요 시상식의 신인상은 오디션프로그램 출신이나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독점하고 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걸그룹의 경우 아무리 대형 기획사 출신이라고 해도 데뷔 때부터 큰 인기를 얻는 경우는 드문편으로, 일례로 데뷔곡이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걸그룹은 2010년 7월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가요계 상황만 놓고 볼 때, 여자친구는 성공에 대한 희망보다 불안요소가 더 많은 그룹이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을 통한 사전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형기획사 소속도 아니며, 팬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선배 그룹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2015년 데뷔한 걸그룹 중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며 신인상까지 거머쥐어 중소기획사의 신인 걸그룹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세간의 인식을 보란듯이 뒤집었다.

여자친구의 진가는 일부 팬덤이 아니라 대중들의 취향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는 것에 있다. 실제 여자친구는 이번 MMA 신인상 후보에 오른 그룹들 중에서 팬덤의 규모는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사전 투표에서는 아이콘과 접전을 펼친 끝에 2위를 차지했고, 이는 특정 팬덤이 아닌 대중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대중적인 인기는 음원 성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자친구가 미쓰에이처럼 데뷔와 동시에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데뷔곡 '유리구슬'은 음원차트 톱 10에 진입했으며, 후속곡 '오늘부터 우리는'은 어찌보면 보면 지상파 1위보다 더 어려운 음원차트 1위까지 달성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가 "신인그룹이 음원차트 1위를 하는 건 돈이나 배경으로 되는 게 아니다. 아무리 데뷔까지 수십억원이 들었다고 해도 차트 10위에만 들면 대성공"이라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여자친구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알 수 있다.

또 여자친구의 성공은 차별화된 좋은 콘텐츠를 가지면 작은 기획사라도 충분히 대형 기획사를 능가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많은 신인 그룹들이 이슈화와 이름 알리기를 위해 섹시 콘셉트를 선택할 때 여자친구는 과감하게 소녀들의 풋풋한 청순함에 포커스를 맞췄고, 멜로디컬하고 서정적인 노래와 반전 파워 댄스 등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여자친구 측 한 관계자는 "청순에 파워를 더한 '파워청순'의 콘셉트가 섹시는 물론 기존의 청순 콘셉트와 차별화에 이룬 게 컸던 것 같다"며 "또 여자친구는 팬덤에 의지하기보다는 대중적인 관심도가 높은 그룹이다. 그동안 팬덤이 확실한 대형기획사가 아니면 신인 그룹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신인상 수상으로 좋은 콘텐츠에는 대중들도 지지를 보내준다는 것을 증명한 해 더욱 고무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런닝맨'과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매력을 잘 드러냈다는 점과 '빗속 꽈당 영상'과 같은 멤버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이슈 등으로 호감도를 높인 것도 여자친구가 보여준 새로운 성공 방정식이다.

한 중소 기획사의 관계자는 "사실 업계에서는 여자친구를 '천운이 따르는 그룹'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소 기획사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다"라고 여자친구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여자친구는 새 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여자친구, 사진|동아닷컴DB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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