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장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우승을 지휘한 김인식 감독(왼쪽 끝)을 비롯한 야구국가대표팀이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환영인파에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김포공항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입국장 찾은 팬들, 감독·선수들 이름 연호
김인식감독 “도쿄돔 일본전 역대 최고 승리”
박병호 “근우형·대호형이 잘 이끌어줬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우승한 야구국가대표팀이 22일 김포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예선 전적 3승2패, B조 3위로 8강에 올랐던 대표팀은 쿠바(16일 7-2 승)∼일본(19일 4-3 승)∼미국(21일 8-0 승)을 연파하며 감격적인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예선에서 패배를 안긴 팀들에 잇달아 통쾌한 설욕전을 펼쳤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 우승은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7년만이다. 대표팀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여러 악재가 겹쳐 역대 최약체로 꼽혔지만, 끈끈한 팀워크로 우승을 일궜다. 성공적인 세대교체의 신호탄도 쏘아 올렸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출발은 매우 불안했고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서 일본과 미국을 꺾어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8일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만을 거쳐 일본에 재입성해 잇달아 승전보를 전한 대표팀은 14일간의 짧지만 뜨거웠던 축제를 마치고 해산했다.
● 극적인 승부…팬들의 뜨거운 환대
김인식 감독을 필두로 입국장에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 선수단은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공항을 직접 찾은 백여 명의 팬들이 보내는 뜨거운 환대에 곧 웃음을 되찾았다. 팬들은 김 감독과 이대호(소프트뱅크), 정근우(한화) 등 주축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렬히 환영했다. KBO 구본능 총재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직접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선수단은 우승 원동력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박병호(넥센)는 “수훈선수를 꼽기 힘들 만큼 선수들이 매 경기 돌아가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코칭스태프와 (주장) 근우 형, 대호 형 등이 모두 팀을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우승할 수 있었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도 고생했고, 같이 일한 코칭스태프도 모두 박자가 잘 맞았다. 200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이승엽이 경기 후반 터트린 홈런 이후 최고 순간이었다”며 밝게 웃었다.
● 악재 속 거듭난 진정한 승자
대표팀은 연일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정해진 일정 없이 주최국 일본과 대만의 시나리오에 맞춰 움직여야 했다. 쿠바와의 8강전에서 이기고도 갑작스레 전해진 준결승 일정 변경에 잠도 이루지 못했고, 준결승 전날인 18일 새벽에야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표팀은 이를 악물었다.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한 일본과의 4강전을 별렀다. 개막전과 준결승전에 선발등판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에게는 꽁꽁 묶였지만, 이 또한 우승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0-3으로 뒤진 9회 정근우의 적시타와 김현수(두산)의 밀어내기 볼넷, 이대호의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로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으로 만든 한편의 드라마였다. 예선에서 승부치기 끝에 2-3 패배를 안겼던 미국과의 결승은 싱거웠다. 박병호의 3점홈런 등으로 8-0 대승을 일궜다. 적지에서 우승을 확정한 대표팀은 요란한 세리머니 대신 성숙한 자세로 준우승을 차지한 미국 등을 축하해주며 진정한 승자로 거듭났다.
김포공항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