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먹이사슬’…승패 만큼 뜨거웠다

입력 2015-12-0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 최강희 감독-포항 황선홍 감독-수원 서정원 감독(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아듀! K리그 클래식 2015

①끝까지 물고 물린 라이벌들의 먹이사슬



전북킬러 포항→포항킬러 수원→수원 킬러 전북→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가 2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제 2일과 5일 펼쳐질 클래식(1부리그) 11위 부산과 챌린지(2부리그) 최종 2위 수원FC의 승강 플레이오프(PO)만 남아있다. 전북이 2년 연속 클래식 패권을 차지한 가운데 클래식 12위 대전은 자동 강등됐고, 챌린지 1위 상주는 강등 1년 만에 재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9개월간 펼쳐진 2015년 초록 그라운드의 대장정을 3회에 걸쳐 되돌아본다.

K리그 클래식 열전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일찌감치 선두로 올라서 통산 4번째 우승을 일군 전북의 독주가 눈부셨지만 라이벌들의 도전 역시 갈채를 받을 만 했다.

실제로 전북과 2위권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와는 달랐다. 2014년 전북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61골·22실점으로 24승9무5패(승점 81), 완벽한 시즌 운영을 했다. 당시 2위 수원삼성은 19승10무9패(승점 67)에 불과했다.

올해는 달랐다. 우승 타이틀은 지켰으나 전북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의 기조가 확실히 주춤했다. 22승7무9패(승점 73)에 머물렀다. 수원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같은 기록을 냈다. 자연스레 승점차가 6으로 좁혀졌다. 심지어 수원은 60골·43실점으로 전북(57골·39실점)보다 많은 득점을 했다.

그런데 전북과 수원의 운명이 갈린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다. 상대전적이다. 최종전(38라운드)에서 2-1 승리를 거뒀으나 수원은 스플릿 라운드 돌입에 앞선 올 시즌 3차례 만남에서 전북에 1무2패의 절대 열세였다. 여기서 나온 승점 7은 마지막까지 수원이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우리가 질 때, 수원도 함께 저조한 결과를 냈다. 또 수원을 정규리그 3경기에서 앞선 것이 우리의 길을 순탄하게 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수원은 ‘라이벌’ FC서울(4위)에게도 밀렸다. 1승1무2패로 고개를 숙였다. 시즌 첫 대결 5-1 대승을 일궜을 뿐,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물론 전북이 주변 라이벌들에 전부 강한 건 아니었다. 최 감독이 유독 껄끄러워한 상대가 있었다. 3위 포항 스틸러스다. 1승1무2패로 밀렸다. 포항 황선홍 감독이 물러난다는 소식을 접한 최 감독이 ‘정말 떠나느냐. 가장 껄끄러운 감독인데, 물러나 아쉽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다. 클래식 원년인 2013년 포항은 전북에 2승1무1패, 지난 시즌 1승1무2패로 치열한 혈투를 펼쳤다. 더욱 대단한 건 서울과 전적이었다. 3승1무를 챙겼다. 황 감독이 마지막으로 포항을 이끈 날, 포항 사령탑 통산 99승의 제물이 된 건 서울이었다.

그렇게 ‘전북·서울 킬러’로 자리매김한 포항은 수원에 약했다. 1승1무2패. 시즌 막판 2위로 도약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직행티켓을 노려봤지만 37라운드 원정에서 1-2 역전패해 다시 3위로 밀렸고, 이를 뒤집지 못했다. 이렇듯 물고 물리는 라이벌 혈전은 클래식 스토리 구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