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저니맨’ 송신영, 꿈꿨던 은퇴식 각본 수정

입력 2015-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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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신영. 스포츠동아DB

넥센서 은퇴 원했지만 다시 한화행

불혹의 저니맨이 꿈 꿨던 은퇴식은 아쉽게 어그러졌다.

송신영(38·사진)은 지난달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한화에 지명됐다. 친정 넥센은 유망주를 지키기 위해 40인 보호선수에서 그를 제외했다. 타 구단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는 의례적인 과정이었다. 2바퀴를 돌 때까지 송신영은 호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5명의 지명을 남겨놓고 즉시전력을 원한 한화가 송신영을 낙점했다.

송신영은 올 1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넥센이 제의한 선발 전환을 받아들였다. 2001년 데뷔해 풀타임 선발등판이 전무한 그에게 생소한 임무였다. 우리 나이로 마흔 살을 앞둔 그에게는 일생일대의 변화이자 도전이었다.

자신을 ‘땜빵인생’으로 비유하는 송신영은 원래 불펜투수지만 구멍 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인상적 활약을 펼쳤다. 풀타임 선발과 마무리로 뛸 만한 구위는 아니었지만, 믿음직한 ‘보험’이었다. 올해 첫 등판이었던 4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6.2이닝 4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3200일 만에 선발승을 따내기도 했다. 무려 7승(4패)이나 거두며 넥센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송신영을 지탱하는 것은 하나의 ‘목표’, 우완 불펜투수로 가장 많은 700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700경기까지 25번의 등판이 필요했지만 올해 18경기에 나서면서 7경기를 남겨놓게 됐다. 700경기를 정복한 다음에는 넥센에서 ‘후회 없는 은퇴식’을 하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넥센에서의 은퇴식은 이제 어려워졌다.

한화는 낯설지 않다. 2011년 LG를 거쳐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해 한화와 3년 계약했다. 비록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이듬해 특별지명을 받고 제9구단 NC로 떠났지만, 한화에서 1년을 뛰었다. 다시 예상치 못한 한화행에 직면했지만 어디서든 자기 공을 던지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현역생활의 대미를 장식할 은퇴식을 새롭게 각색해나갈 계획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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