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亞 정상 노리는 전북, 영건 쇼핑 나섰다

입력 2015-1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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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로페즈-이종호-임종은(맨 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챔스리그 우승 최우선…젊은 피 수혈
로페즈·이종호·임종은 등 영입 박차
1990년 이후 태생 선수들 ‘레이더망’


2015시즌 K리그가 종료된 뒤 선수이적시장이 축구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K리그 겨울이적시장이 공식 개장하는 것은 내년 1월이지만, 대부분 오래전에 작업을 시작했다. 그 중 축구인들의 입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상당수 구단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과 달리 거의 유일하게 정상 투자기조를 이어온 전북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누군가 매물로 나왔다는 ‘카더라’ 통신이 들리면 주변에선 일단 우리부터 쳐다본다”고 뼈 있는 하소연을 할 정도다. 에이전트업계에 “전북이 뛰기 시작해야 이적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된 지도 오래다.

아니나 다를까. 수년째 이어진 단골 레퍼토리가 어김없이 반복된다. ‘큰 손’ 전북이 기지개를 먼저 켰다. 용병부터 토종까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보강 소식이 활발하다. 제주 유나이티드 로페즈(25·브라질)를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 ‘공수 콤비’ 이종호(23)-임종은(25)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J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두루 경험한 김보경(26)의 영입도 사실상 확정했다.

예전이라면 FA(자유계약선수) 신분 영입에 대한 ‘사전접촉’ 등의 불편한 시선도 공존했겠지만 이를 탓할 수 없다. 새해 1월 영입에 맞춰 전년도 12월부터 움직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발 빠른 일부 구단들은 시즌이 한창일 때 스카우트 담당자를 유럽, 남미로 파견해 용병 물색에 나서고, 동시에 접촉을 진행하기도 한다.

다만 예전과는 또 다르다. ‘적극 영입’의 틀을 유지하되 기준은 달라진 듯하다. 영건들을 집중 체크하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최 감독은 전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한, 또 기회를 못 잡은 베테랑들을 부활시켜 ‘재활공장장’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김보경을 제외하고 앞서 거론된 이적(유력)생 3명뿐 아니라, 레이더망에 올랐다고 알려진 기타 선수들 다수가 1990년대 이후 태생이다. 향후 2년 더 함께 할 이동국(36) 등 고참들의 경험뿐 아니라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젊은 피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 모기업(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도 “영건들을 적극 영입하라”는 뜻을 최 감독과 이미 공유했다.

전북의 최대 목표는 역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이다. 최 감독은 “아시아 정상은 우리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내년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연패와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무조건 후자라고 한다. 심지어 “정규리그는 6위도 좋다”는 농담으로 아시아 평정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당연히 선수단의 목표도 동일하다. 이종호 영입에 관심을 가졌던 울산현대 측은 “제시한 조건을 떠나 챔피언스리그에 서겠다는 선수의 의지가 강했다”고 털어놓았다. 매끄러운 세대교체로 경험과 활기를 두루 아우른 선수단 로테이션은 2006년 이후 통산 2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향한 전북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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