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437일만에 모비스 격파

입력 2015-12-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참으로 오랜만이다. 주희정(9번) 등 삼성 선수들이 17일 울산 적지에서 모비스를 상대로 1437일만에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KBL

종료 직전 장민국 자유투 2개로 재역전
2012년 1월 10일 이후 23연패 뒤 첫승
LG는 87-78로 전자랜드 누르고 2연승

삼성이 모비스를 상대로 승리를 맛보기까지 무려 1437일이 걸렸다.

삼성은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73-72로 이겼다. 지긋지긋했던 모비스전 23연패를 끊은 4위 삼성(18승13패)은 시즌 첫 4연승으로 3위 KGC(18승12패)에 0.5경기차로 다가섰다. 모비스(22승9패)는 4연승을 마감했지만 1위를 유지했다.

삼성과 모비스가 만나면 많은 농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은 모비스에게 2012년 1월 10일 이후 한 차례도 승리한 적이 없다. 23경기를 내리 져 KBL 역대 특정 팀 상대 최다 연패 불명예 기록을 쌓았다. 삼성은 모비스만 만나면 경기를 잘 하다가도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무너졌다. 이날 경기 전 이상민 감독은 “오늘 지더라도 이번 시즌, 아니 다음 시즌 등 언젠가는 끊어질 기록 아니겠느냐”라고 자조 섞인 농담까지 했다.

이 감독이 말은 여유 있게 했지만 경기 준비는 철저하게 했다. 모비스의 에이스이자 정신적인 지주 양동근을 봉쇄할 카드를 여러 개 준비했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 3번째 맞대결에서 양동근에게 많은 점수를 허용했다. 오늘은 물량 공세로 나선다. 주희정, 이호현 등 가드들에게 번갈아 수비를 맡길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갖지 말고, 팀워크를 조금만 더 신경써달라고 했다”고 말한 뒤 코트로 나섰다.

삼성이 준비한 카드는 경기 초반부터 효과를 봤다. 2쿼터까지 양동근(16점)을 3점으로 묶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삼성은 전반을 33-26으로 리드한 채 끝냈다. 3쿼터 들어 양동근에게 4점을 허용했지만 리카르도 라틀리프(15점·12리바운드)의 공격이 호조를 보여 60-48, 12점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기나긴 연패를 끊는 과정이 순탄할 수는 없었다. 삼성은 4쿼터 맹추격을 허용해 경기 종료 12.6초를 남기고 71-72로 역전을 허용했다. 마지막 공격에서 장민국(2점)이 상대 파울로 얻은 2개를 자유투를 모두 넣어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심판들이 운영의 묘를 발휘하지 못해 경기가 자주 끊겼다. 양쪽 벤치도 심판의 애매한 휘슬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로 인해 관중석에서 이물질이 날아들었고, 경기가 장시간 중단되기도 했다.

창원에서는 최하위 LG(8승22패)가 전자랜드(11승20패)를 87-78로 꺾었다.

울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