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2015 결산 ②] 김연우·거미·루나 … 이런 장기집권은 언제든 환영

입력 2015-12-29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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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2015 결산 ] 이런 장기집권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은 올 한해 각계각층의 실력파 고수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두뇌와 귀를 동시에 만족시킨 프로그램이었다. 때로는 화려하고 우스꽝스러운 가면 뒤에 숨어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청중들을 감동시킨 이 프로그램은 스펙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편견을 깨부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복면가왕'은 때로 최정상급 실력파의 등장으로 '가왕 장기 집권 시대'를 맞곤 했다. 이같은 장기 집권은 '복면가왕'이 언제 교체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면서도 복면에 숨은 정체를 온 국민이 알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 ‘황금락카 두통썼네’-f(x) 루나

걸그룹 f(x)의 루나는 '복면가왕'이 정규 편성 된 후 초대 가왕의 자리에 올라 진주에 의해 교체될 때까지 가왕의 자리를 지켰다.

당시 루나는 걸그룹의 멤버라는 이유만으로 쏟아지는 가창력에 대한 편견을 완벽하게 씻어내는데 일조했다. 특히 그는 초대 가왕답게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며 '복면가왕'이 지금의 인기를 누리는데에도 큰 공을 세웠다.

또한 솔지에 이어 루나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보컬들이 '복면가왕'에서 보여준 맹활약은 육성재, 손동운, 산들, 민아 등 다른 아이돌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

'복면가왕'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가왕은 단연 가수 김연우다. '나는 가수다'에서도 입증된 그의 보컬 실력은 가면 안에 숨어 더욱 빛을 발했다.

김연우는 '복면가왕'에서 4, 5, 6, 7대 가왕의 자리에 올라 '가질 수 없는 너', '사랑 그 놈' 등을 불러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가면을 뒤집어 써도 '보컬의 신'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던 것.

그러나 이같은 장기집권이 이어지면서 전 시청자들이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임을 알면서도 모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뛰어난 실력으로 오랫동안 가왕의 자리에 머물다 보니 시청자들이 김연우를 김연우라고 부르지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다.

그의 장기집권은 '복면가왕' 초반 인기에 불을 붙이는 것은 물론 이 프로그램이 일요일 예능의 복병으로 떠오르는 계기를 만들었다.



●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거미

대한민국 여성 보컬리스트 중 최강자로 꼽히는 거미 역시 '복면가왕'에서 장기집권했다. 그는 지난 9월 27일자 방송에서 첫 등장해 13, 14, 15, 16대 가왕을 지냈다. 앞서 언급한 김연우와 타이 기록이다.

거미는 첫 등장부터 사이먼 도미닉, 이석훈, 최진희 등을 꺾고 가왕에 올랐다. 특히 그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무뚝뚝한 중년의 상징인 김구라의 눈시울마저 붉게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또한 거미는 이같은 장기집권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홍길동'으로 만들었는데 결국 그가 가면을 벗었을 때 청중들은 정체에 대한 놀라움보다 순수한 환호를 보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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