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NC만 그대로…확 바뀐 마무리 지형도

입력 2016-01-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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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현승-전 삼성 임창용-NC 임창민-롯데로 이적한 손승락-한화로 이적한 정우람(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두산 이현승·NC 임창민 마무리투수 재신임
KIA 윤석민·LG 봉중근 선발투수로 보직변경
한화 정우람·롯데 손승락 영입…삼성은 난항

통계학으로 무장한 현대야구에선 ‘마무리에 큰 돈을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장 야구인들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반드시 잡아야 할 1점차 승부 1경기만 잡아내면, 그 파급효과는 1승 이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기세’라고 하는 무형의 요소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확실한 마무리만큼 든든한 카드가 없다는 믿음이다. 2015시즌 후 스토브리그의 전력보강을 보면 마무리를 바라보는 구단들의 시선이 읽힌다. 한화, 롯데는 거품 논란을 각오하고 프리에이전트(FA) 마무리를 구입했다. 반면 고액연봉을 줄 바에는 유출을 감수하거나(SK·넥센), 기존 마무리의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팀들(KIA·LG·kt)도 적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그 어느 때보다 2016시즌은 마무리의 변동성이 극심하다.


● 특급 마무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15시즌에 이어 2016시즌에도 소속팀에서 마무리로 재신임을 받은 선수는 두산 이현승(33)과 NC 임창민(31) 정도다. 지난해 10세이브 이상을 거둔 투수는 총 11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명(KIA 윤석민·LG 봉중근)이 선발로 보직을 바꾼다. 수술을 받은 kt 장시환은 선발 전환 가능성이 크다. 자연히 이 세 팀은 마무리 자리가 공석이 됐다. 뒷문 불안을 감수하고라도 144경기 체제에서 긴 이닝을 책임져줄 선발부터 채우겠다는 판단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세이브 1위(33세이브) 투수를 보유했던 삼성은 임창용(40)이 원정도박 파문에 휩쓸려나가면서 마무리가 비었다. 넥센은 손승락(34), SK는 정우람(31)이라는 확실한 마무리를 잃었다. 두 투수는 아프지만 않으면 아무리 못해도 20세이브 이상을 보장하는 투수들이다. 손승락과 정우람을 각각 보강한 롯데와 한화가 지난해 5강 경쟁에서 반걸음 차이로 밀렸던 터라, 잡을 경기를 잡게 해줄 마무리에 대한 욕망이 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롯데는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가 1명도 없었던 유일한 팀이었다. 손승락 외에 우완 셋업맨 윤길현(33)까지 FA로 영입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 권혁(맨 왼쪽 상단 작은사진)·정우람-기아 윤석민-롯데 이성민(맨 오른쪽 상단 작은 사진)·손승락-LG 봉중근-KT 장시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순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마무리 대안은 누가 있을까?

결국 두산, NC, 한화, 롯데 외의 6개 구단은 어떻게든 새 마무리를 찾고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 삼성은 구위, 경험에 걸쳐 KBO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평가 받는 안지만(33)이라는 뚜렷한 대안이 있다. 문제는 안지만 또한 원정도박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스프링캠프 참가부터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안지만의 2016시즌 출장 여부는 ‘삼성왕조’의 사활이 걸린 사안에 가깝다.

넥센은 한현희(23)의 수술, 조상우(22)의 선발 전환으로 마무리 옵션이 아주 열악하다. 통계를 중시하는 넥센 프런트의 관점이 무게중심을 선발 쪽으로 옮긴 영향이 작용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임기 3년 동안 넥센을 포스트시즌으로 끌어올렸지만, 이제 마무리를 새로 발굴해내야 한다는 중책과 마주하게 됐다.

삼성과 넥센에 비해 SK와 kt는 후보군이 비교적 풍족한 편이다. SK는 박희수(33)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정우람의 공백을 느낄 일이 없다. 정영일(28) 같은 새 얼굴의 시험가동도 준비된다. kt는 조무근(25)이라는 국가대표급 마무리를 보유하고 있다. 경험만 쌓이면 어지간한 팀 부럽지 않다. KIA와 LG는 영건 마무리의 등용이 예상된다. 스프링캠프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환경인데 KIA는 심동섭(25), LG는 정찬헌(26)과 임정우(24)가 새로운 마무리로 유력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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