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이성경표 ‘농약 같은 백인하’, 안 나오면 궁금하죠?

입력 2016-02-02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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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이 농약 같은 가시나”라는 드라마 대사가 있다. 농약처럼 치명적인 여자라는 의미다.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속 이성경이 그렇다. 겉돌던 캐릭터 설정이 회를 거듭할수록 극의 재미를 더하며 등장하지 않으면 섭섭하기까지 하다.

‘치인트’에서 백인하로 분한 이성경은 웹툰 속 백인하처럼 항상 삐딱하게 표정 짓고 말도 예의 없이 한다. 1일 방송된 ‘치인트’ 9회에서 백인하는 안하무인 행동을 본격화됐고 이성경은 신스틸러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유정(박해진)이 홍설(김고은)과 사귄다는 사실을 안 백인하는 홍설의 외모를 따라하는 손민수(윤지원)를 홍설로 착각하고 달려들어 머리채를 잡았다. 백인하는 손민수에게 “이런 찌질이랑 유정이 사귄다고? 유정하고 사귀려면 내 허락부터 받아야 해”라고 으름장까지 놓으며 성격을 제대로 드러냈다. 동생 백인호(서강준)와 마주할 때는 철없는 누나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성경은 극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웹툰 속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설정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혹평이다. 방송 전 만화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그였기에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치인트’에서의 이성경을 두고 연기력을 논하기엔 애매하다. 실력 퇴보라기보다는 캐릭터 구축 과정의 실수로 보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 그가 앞선 작품에서 보여줬던 연기력이 의심할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SBS ‘괜찮아, 사랑이야’ 오소녀 역으로 배우 신고식을 치른 이성경은 마음에 상처 입은 10대 소녀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MBC ‘여왕의 꽃’ 강이솔로 분해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를 소화하며 한 발 더 성장했다. 실제 ‘치인트’의 경우도 백인하가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환경에 의해 삐딱해졌다는 어릴 적 배경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인물의 감정선이 점차 뚜렷해졌고, 백인하는 ‘치인트’의 활력소를 담당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진제공|tvN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이성경은 웹툰을 가장 비슷하게 표현한 연기자다. 2D가 3D로 표현되면서 낯설 게 느껴질 뿐이다. 과하다고 느낀다면 오히려 백인하 캐릭터를 잘 연기한 것”이라며 “전개가 진행될수록 분명히 이성경과 백인하에게 빠져들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치인트’가 반 사전제작 드라마라 시청자의 반응에 즉각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실시간 촬영이 이뤄졌더라도 백인하 캐릭터에 대한 설정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드라마가 전개될수록 백인하의 분량이 늘고 있다. 이제 그녀는 캠퍼스 내 암 유발자들을 처단하는 일을 해야 한다. 웹툰 내용이 그러하듯 백인하는 손민수를 무릎 꿇게 하고 유정과 홍설 사이의 장애물인 오영곤(지윤호)도 제거할 예정이다. 지난 방송부터 백인하는 ‘오랜만이야’, ‘나 기억해? 유정 여친’, ‘내가 진짜 여친이라니까. 정이 폰으로 나랑 통화한거 잊었어?’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일명 오영곤 퇴치작전 1단계를 시작해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백인하가 특유의 까칠한 성격으로 시청자들을 속 시원하게 만들고, 이성경 역시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치인트’ 10회는 2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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