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옌볜 하태균 “슈퍼리그 슈퍼스타들 두렵지 않다”

입력 2016-02-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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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옌볜 부덕에서 활약하고 있는 하태균은 지난해 팀이 갑리그(2부)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태균은 올해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슈퍼리그(1부)에서 뛰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귀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축구는 팀 스포츠, 조화는 우리가 최고
올해도 부상 당하지 않는 게 최대 목표
은인 박태하 감독님께 성적으로 보답”

2015년 중국프로축구 갑(甲·2부)리그 우승으로 슈퍼리그(1부)로 승격한 옌볜 부덕은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슈퍼리그 승격의 공신으로는 하태균(29)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K리그 신인왕 출신으로 줄곧 수원삼성에 몸담은 그는 6개월 단기임대를 거쳐 완전한 옌볜 선수가 됐다. 지난해 정규리그 30경기에서 26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고,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 직후 슈퍼리그 복수의 클럽들이 그에게 러브 콜을 보낸 것은 당연지사. 그 중 한 팀과는 깊은 인연을 맺을 뻔했으나, 결국 마지막 선택은 잔류였다. 자신에게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달도록 해준 스승 박태하(48) 감독을 떠날 수 없었고, 3년 계약연장에 합의했다. 중국 하이난과 일본 가고시마를 거쳐 마지막 동계전지훈련지로 제주 서귀포를 찾은 하태균을 11일 만났다.


● 미운 오리에서 승리의 파랑새로!

-지난해는 축구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나.


“부상 없는 시간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렇게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며 개인상(득점왕)을 받았고, 팀도 우승과 승격 티켓을 땄다. 가장 행복하게 축구를 한 시간이었다.”


-부상이 없는 것은 노하우가 생긴 덕분인가.

“물론 나름의 관리능력을 얻기는 했다. 예전에는 주로 교체 멤버로 뛰면서 훈련은 주전들과 똑같이 해 몸이 버티질 못했는데, 지금은 정확한 내 몸 상태와 컨디션을 보며 훈련량을 조절하고 있다.”


-새해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목표는 마찬가지다. 안 다치고, 역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꾸준한 선수가 우선이다. 물론 기회가 닿으면 골도 많이 넣고 싶다. 지난해는 막연히 계속 골을 넣을 것 같다는 느낌이 딱 왔다. 자신감도 컸다. 슈퍼리그에서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하태균은 인터뷰 내내 “행복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가장 절실할 때 옌볜과 박 감독이 손을 내밀어줬고, 이를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 이제는 2부리거라는 타이틀을 뗐다. 슈퍼리그에선 지금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쟁쟁한 경쟁자들을 만난다. 중국 클럽들은 돈을 물처럼 쓴다. 이 영향으로 쟁쟁한,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 유입된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필두로 상하이 상강, 상하이 선화, 베이징 궈안 등 전통의 명문들뿐 아니라 장쑤 쑤닝, 허베이 종지 등도 대폭적인 전력보강에 열중하고 있다.


● 2부 득점왕, 슈퍼리그로 향하다!


-중국 클럽들이 엄청난 선수들을 데려온다.

“가끔 기사를 보며 놀랄 때가 많다. ‘정말 이런 스타가 온다고?’ 대부분 사실이다. 그래도 축구는 팀 스포츠다. 조화가 중요하다. 우리도 조화를 통해 최대의 시너지를 낸다. 그들만으로 축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많은 몸값이 부럽지 않나.


“그럴 시간은 지났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행복한 사람이 됐다. 나도 이미 좋은 혜택을 입었다. 지난해를 시작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왔다면, 지금은 인정받는 위치에 섰다.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은 소모적인 태도다.”


-그래도 자극을 받지 않나.

“물론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게 되는 측면도 있다. 슈퍼리그에 꾸준히 유입돼온 강한 공격수들을 막아내면서 한국 수비수들이 성장했듯이 나 역시 계속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슈퍼리그는 어떤 무대가 될까.

“중국축구는 강팀은 정말 강하지만, 그 외의 싸움이 더 치열하다. 다행히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느낌이 있다. 자신감이랄까. 물론 올해는 훨씬 어려울 것이다. 다만 우리는 자신감과 상승세를 탔다. 흐름은 실력 이상을 발휘하게끔 한다.”


-김승대(24)와 윤빛가람(26) 영입 효과가 있나.


“K리그 주축이었고, 간판이었다. 아직 서먹함도 있겠지만, 나 역시 처음 이곳에 올 때 같은 느낌이었다. 어차피 거칠 시행착오다. 시간이 좀 필요할 텐데,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모두 열정을 갖고 잘해주고 있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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