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를 인터뷰 하면서 그가 채리와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보아는 채리처럼 여린 감성을 지닌 배우다. 눈물이 많은 편이라는 조보아는 악성 댓글을 보지 않으려 애쓴다.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싶지 않고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개인 SNS로는 대부분 팬들이 댓글을 달기 때문에 다 챙겨봐요. 힘을 얻죠. 그런데 기사에 달린 댓글은 잘 안 보려고 해요.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글이 많아서 일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죠. 스스로를 지키려고 잘 안 봐요.”
지금도 여린 조보아지만 배우로 활동하기 전에는 더 약한 유리 멘탈이었다. 그는 “배우로 활동하면서 정신력이 강해진 것”이라며 “원래는 더 여리고 약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고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tvN ‘닥치고 꽃미남밴드’(2012)로 데뷔한 조보아는 MBC ‘마의’(2012) OCN ‘실종느와르M’(2015)에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고, tvN '잉여공주'(2014)를 통해선 조기종영의 아픔을 경험했다. 그는 이번 ‘부탁해요 엄마’ 장채리로 명예 회복을 제대로 했다.
“‘부탁해요 엄마’는 제 첫 장편드라마예요. 선생님들과 함께 연기했고 호흡이 긴 드라마다 보니 모든 환경에 익숙해졌어요. 어느 순간 ‘이렇게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라는 불안감도 느꼈죠. 전작들을 하면서 지적받았던 부족한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었어요.”
“저는 ‘가시’를 제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마의’ 연기력 논란 이후 어디서부터 어떻게 채워 나가야할지 몰라 막막했었죠. ‘가시’에 임할 땐 ‘이 작품에서 잘 못한다면 연기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겠다’ 싶었고 그만큼 절실하고 절박했어요. 함께 출연한 장혁 선배부터 제작진에게까지 물어가면서 연기했고 전작에 비해 노력한 성과가 보인 것 같아 다시 일어설 수 있었죠.”
현재 연애 중인 조보아는 “지금 로맨틱 코미디물을 하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거 같다”며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이야기했다.
“연애할 때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편이에요.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요.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의 감정을 중시하죠. 연애를 하면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잖아요. 감정을 많이 공유할 수 있게 되니까 더 솔직해지는 법을 배워요. 이런 제가 지금 로맨틱 코미디물을 한다면 정말 푹 빠져서 연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웃음)”
이처럼 조보아는 천천히 내면을 담금질하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아직 큰 한 방이 없다는 것.
그는 주연 자리에 대해 “주인공을 하고 싶지만 지금은 다음 작품에서 조금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시점”이라며 “배우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직업이다.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일 아니면 다른 걸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라고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