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극도 흥행①] ‘아이가 다섯’, 퐁당퐁당 징크스 깬다

입력 2016-03-11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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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에이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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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드라마에는 ‘퐁당퐁당 징크스’라는 게 있다. 전작이 흥행하면 차기작이 망하는 경우가 많아 생긴 말이다. ‘아이가 다섯’은 전작 ‘부탁해요 엄마’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종영, 혹시 퐁당퐁당 징크스에 희생되는 건 아닌지 궁금증을 자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가 다섯’은 징크스의 멋잇감이 될 수 없는 절대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로맨스물에 일가견이 있는 정현정 작가의 필력이 그것이다.

‘아이가 다섯’은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재혼로맨스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사랑을 담아낸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연애의 발견’ ‘처음이라서’ 등을 통해 2030세대의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한 정현정 작가는 ‘아이가 다섯’에선 밝고 유쾌한 가족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막장과 전형적인 주말극 구성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우선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내용은 일상과 공감, 로맨스로 채워졌다. 균형감 있게 배치된 안재욱·소유진, 심형탁·심이영, 성훈·임수향·신혜선·안우연의 각기 다른 세대별 로맨스가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고 속도감 있는 전개는 몰입도를 높인다. 또 자칫 어둡게 그려질 수 있는 재혼이라는 소재를 시끌벅적한 한바탕 소동극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코드,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촘촘하게 엮어 흥미를 돋운다.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레이션도 ‘아이가 다섯’의 트레이드마크다. 정현정 작가 특유의 화법이 오롯이 들어있어 젊고 활기차게 느껴진다. 지난 6회 방송에서 첫사랑과 우연히 재회한 호태(심형탁)와 순영(심이영)이 구질구질한 서로의 현실을 감추려는 허세 섞인 거짓말에 이어지는 반전 내레이션이 미소를 자아냈고 이상태의 처가와 본가의 팽팽한 기 싸움에서도 겉과 다른 속마음을 엿보는 재미를 톡톡히 선사한 바 있다.

무엇보다 정현정 작가는 겉으로만 그럴 듯이 위로하는 가식을 걷어내고 공감 가는 현실성과 일상성을 대사에 입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줄 안다. 아내를 잃은 뒤 심장이 고장 난 남자 이상태와 이혼한 뒤 기계가 돼 버린 여자 안미정의 말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 안미정은 “아프다. 힘들다 엄살 피워봐야 마찬가지”고 “세상 천지에 도와 줄 사람 없는” ‘무쇠’와 같은 외로운 강행군을 하는 실제 워킹맘의 현실을 대사로 녹여냈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하세요. 돌봐 줄 사람도 따로 없는데”라는 이상태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는 가장 무서운 게 자식인 아이 엄마로서 회사와 집을 오가는 그 모든 시간 동안 자신을 위한 시간은 없는 워킹맘의 고된 삶을 위로하는 동병상련의 진심이 담겨있다.

시청률 30%를 눈앞에 둔 ‘아이가 다섯’은 12일 밤 7시 55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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