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여전히 전통 매체의 힘이 강하다. 지하철에서 인터넷 사용이 어려워서인지, 여전히 신문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런던의 노팅힐 거리에 위치한 간이매점의 신문가판대. 런던|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구단 방송도 부족해 팬 전문 방송까지 등장
‘축구종가’ 영국은 진정한 축구의 나라다. 미디어의 24시간은 축구로 시작해 축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한 주말 여가생활 그 이상이다.
꽉 들어찬 경기장 스탠드도 부족해 TV 방송에선 끊임없이 경기 장면이 담긴 프로그램이 방영돼 눈길을 사로잡고, 라디오에서도 다양한 축구 이야기가 전달된다.
영상과 온라인에 치우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신문과 잡지 등 전통의 인쇄매체들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핵심은 축구다. 더 타임즈,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유력 일간지들뿐 아니라 더 선, 미러 등 타블로이드 신문들과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등 지역 무가지조차 스포츠, 그 중에서도 축구를 아주 세세히 공들여 다룬다. 전체 지면 가운데 약 20%에 달하는 스포츠 섹션에서 축구는 80%를 넘는 점유율을 보인다. 나머지는 럭비, 테니스, 올림픽 종목 등으로 채워진다. 여기에 축구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축구 일간지까지 꾸준히 팔리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신문을 읽는 청년들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영국의 특별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수의 잉글랜드 클럽들은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2부리그) 등 소속 리그를 가리지 않고 자체 방송 채널을 갖고 있고, 별도의 방송 스태프까지 고용하고 있다. 이것마저 부족해 몇몇 구단은 아예 서포터스가 소위 ‘마니아 방송’을 제작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클럽 자체방송이 재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 팬들이 나서서 모금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현지에서 만난 한인은 “영국인들에게 비와 축구는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다. 이미 삶의 일부가 됐다.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