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20득점…현대건설, 4년만에 챔프전 진출

입력 2016-03-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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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양효진. 스포츠동아DB

현대건설 양효진. 스포츠동아DB

테일러 빠진 흥국생명에 2연승
17일부터 IBK기업과 우승 대결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이 4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은 1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2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18-25 25-20 25-15 25-16)로 꺾고 2연승으로 ‘봄 배구’ 최종관문에 도착했다. 현대건설은 17일부터 정규리그 1위 IBK기업은행과 5전3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벌인다.

블로킹 10-4, 서브 7-4, 범실 21-27, 공격포인트 49-46으로 모든 면에서 현대건설이 앞섰다. 양효진이 20득점(3블로킹)으로 중심을 잡고, 에밀리(17득점)와 황연주(14득점)의 날개공격이 좌우균형을 잘 맞췄다. 세터 염혜선이 이번 시리즈에서 ‘인생경기’를 펼치며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배로 토털배구를 실현해 최고 수훈선수가 됐다.

11일 현대건설과의 PO 1차전에서 흥국생명은 2개의 숙제를 받았다. 첫째는 에이스 이재영이 후위로 내려갔을 경우 전위에 마땅한 공격루트가 없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김수지-알렉시스의 센터에서 기대만큼 공격점유율과 성공률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의 해결책은 이재영과 대각에 서는 신연경의 활약에 따라 해결될 수 있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2차전의 키플레이어”라고 지목했다. 두 번째 해결책은 세터 조송화가 얼마나 정확히 공을 올려주고 분배하느냐와 함께 강한 서브로 상대의 공격을 불편하게 만드느냐에 있었다.

1세트 흥국생명이 숙제를 해결했다. 공격의 좌우균형이 맞아떨어져 초반부터 앞서갔다. 김수지, 알렉시스가 중앙에서 7득점하며 이재영의 부담을 덜어줬다. 신연경도 나서며 현대건설의 블로킹이 이재영에 집중되지 않도록 했다. 블로킹에서 2-2로 대등하게 버텼고, 유효블로킹은 8-6으로 앞섰다.

2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강한 서브로 반격했다. 4개의 서브가 터졌다. 그 덕분에 블로킹에서도 3-1로 앞섰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초반 기선을 제압한 뒤 달아났다. 황연주, 에밀리의 공격이 잘 풀렸다. 흥국생명은 중반 라이트로 투입된 김혜진이 활로를 열었다. 11-20에서 6연속 득점으로 따라붙었다. 현대건설은 포지션폴트까지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양효진과 에밀리의 공격으로 끊으며 세트를 만회했다.

3세트 7-9에서 전위 이재영이 흥국생명을 이끌어 연속 3득점했지만, 현대건설에는 ‘언니’가 있었다. 9-10에서 투입된 한유미가 중요한 공격 성공으로 흐름을 끊었다. 흥국생명은 3연속 범실로 주도권을 넘겨줬다. 우승하면 하와이로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에 신이 난 하와이대 출신 에밀리가 공수에서 큰 역할을 하며 흥국생명의 추격을 뿌리쳤다.

한 세트만 더 내주면 시즌이 끝나는 흥국생명이 4세트 알렉시스를 빼고 높이 대신 빠른 배구를 택했다. ‘배수의 진’은 실패했다. 7-8에서 현대건설은 4연속 득점으로 챔피언 결정전을 향해 성큼 나아갔다. 양효진이 2개의 블로킹과 속공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으며 배구에서 높이의 위력이 어떤 것인지 확인시켰다. 24-16에서 베테랑 한유미가 퀵오픈으로 경기를 끝냈다.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이 여자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봄 배구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지만 외국인선수 테일러의 교체에 따른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 도중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인천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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