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가 진가를 발휘했다.
송혜교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으로 분해 시청자와 마주하고 있다. 송혜교는 심도 있는 캐릭터 분석과 폭 넓은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7일 방송된 14회는 응급실로 실려온 피투성이 유시진(송중기)을 확인한 강모연의 비명으로 시작됐다. 강모연은 유시진이 왜 다쳤는지 영문도 모른 채 눈물을 툭툭 떨궜다. 허나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의식을 잃어가는 유시진을 살리기 위해서는 긴박하게 움직여야 했다. 강모연은 여자친구이기 전에 의사이기 때문. 이날 강모연은 의사로서의 진면목을 발휘하며 극의 전개를 이어나갔다.
강모연은 심정지한 유시진의 가슴을 제세동기로 충격하며 심폐소생술을 반복했다. 그러나 유시진의 심장박동은 여전히 멈춰있었다. 강모연은 베드 위로 뛰어올라 유시진의 흉부를 미친 듯이 압박했다. 다행히 맥박은 다시 뛰기 시작했고, 강모연은 유시진에게 안도와 걱정, 놀람, 서러움이 뒤엉킨 말들을 마구 쏟아냈다.
여기서 송혜교의 진가가 제대로 빛났다. 송혜교는 만감이 교차하며 간절함이 극에 달한 긴박한 순간을 연기에 오롯이 담아냈다. 영문도 모른 채 피칠갑을 한 남자친구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 제발 살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 의사로서 꼭 살려내야 하는 사명감. 이 모든 감정을 아울러 밀도 있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유시진을 살려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강모연은 그와 함께 응급실로 실려온 안상위의 수술을 맡았다. 방금 전까지 생사를 오가는 남자친구 때문에 가슴 졸였지만 또 다른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한 강모연의 모습은 의사로서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송혜교는 심도 있는 캐릭터 분석과 폭 넓은 연기력으로 이날의 상황을 소화해냈다. 강모연이 누군가의 여자친구로서 가지는 마음과 그전에 의사로서 가지는 책임감 등 복잡미묘한 감정을 리얼하게 연기했다. 매회 감탄을 자아내는 그녀의 연기는 다음 회를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방송 후반부에는 앞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강모연과 유시진의 러브라인에 중점이 맞춰졌다. 강모연과 유시진은 “살려줘서 고맙습니다”, “다시는 피투성이가 돼서 나타나지 말아줘요”라며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며 사랑을 확인했다.
평범한 연인이고 싶지만 너무나 특별한 그들의 상황은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견고히 만들었다. 유시진의 병실에서 나란히 잠에 든 두 사람의 모습은 그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시청자들의 로맨스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