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초등리그에 간 이유

입력 2016-04-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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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이 15일 무원초등학교에서 열린 ‘2016 대교눈높이 전국초등축구리그’ 경기 후 능곡초 임동완(왼쪽), 무원초 성신에게 직접 사인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한 뒤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이 15일 무원초등학교에서 열린 ‘2016 대교눈높이 전국초등축구리그’ 경기 후 능곡초 임동완(왼쪽), 무원초 성신에게 직접 사인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한 뒤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창의성을 갖고 즐겁게 축구하라”
어린 유망주에게 조언·기념촬영
유소년축구 잊지 못할 추억 선물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던 15일 경기 고양 무원초등학교를 찾았다. 이곳에선 이날 ‘2016 대교눈높이 전국초등축구리그’ 무원초-능곡초의 경기가 열렸다.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축구를 한다는 사실에 밤잠을 설친 어린 축구유망주도 있었다.


● 슈틸리케, 왜 초등리그까지 찾는가?

한국축구에서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1994년 취임한 아나톨리 비쇼베츠(러시아)를 시작으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와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조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백(이상 네덜란드)을 거쳐 2014년부터는 슈틸리케가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광폭행보’만큼은 낯설다. 대부분의 외국인 감독들은 오로지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에만 치중했다. 슈틸리케는 다르다. 대표팀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느 외국인 감독보다 자주 K리그 현장을 찾는다. 또 봉사활동, 세미나활동 등에도 적극적이다. 15일에는 초등리그 관전을 위해 초등학교까지 찾아 어린 꿈나무들과 함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도 어린 시절 유소년축구를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그 기억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소년축구에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조언 “즐겁게 축구하라”

미래의 손흥민(24·토트넘), 기성용(27·스완지시티)을 꿈꾸는 어린 유망주들에게 슈틸리케 감독과의 만남은 특별했다. 경기 후 사진촬영 때 슈틸리케 감독 옆에 서기 위해 자리를 다투는 아이들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온화한 미소 속에 양 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어 “어린 나이에는 규율도 중요하지만, 창의성과 더불어 즐겁게 축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부분이 오늘 많이 보였다. 원정팀 능곡초는 수비적인 플레이를 한 반면 홈팀 무원초는 즐거운 축구, 선수간 유기적 플레이 등 좋은 장면이 많았다”며 무원초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규율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성을 갖고 즐겁게 축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이 축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흐뭇해했다. 이날 양교 선수들과 지도자들, 학부모들에게는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한 봄날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하다.

고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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