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탁재훈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조합은 성공적이었다. 3년 만에 지상파로 돌아온 탁재훈에게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았다.
탁재훈은 21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방송 이후 많은 지인들로부터 응원 문자를 받았다. 박중훈 선배도 ‘네 스타일이 좋다. 그대로 재밌게 해라’고 응원해줬다. 길도 응원 메시지를 보내줬다. 다들 ‘처음 시작은 이 정도가 좋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목마른 예능인이었다. 탁재훈은 “솔직히 말하자면 ‘더 놀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운 점이 크다. ‘라스’가 강한 예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 욕심이 났다. 몸이 이제 풀렸다. 지금쯤 녹화했으면 아마 더 잘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 내면에는 탁재훈의 ‘프로 방송인’다운 고민이 깊이 담겨 있었다. 탁재훈은 “‘음악의 신2’ 등에 출연하긴 했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는 내가 ‘라디오스타’를 통해 대중을 만나는 느낌일 것이다. 생각보다 일찍 불려주셔서 고민도 하고 당황도 했다. (지상파 방송에) 너무 일찍 나갔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컸다. 나오자마자 내 방식대로 재미만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좀 더 재밌게 하면 진정성이 조금 어긋날 것 같았다. 자칫 시청자에게 잘못 비춰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진정성을 담은 사과와 예능 프로그램에 맞는 재미 두 가지 다 보여주고 싶었는데 적절했는지 모르겠다. 더 재밌게 할 수 있는데 ‘스스로 자제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제작진에게는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탁재훈은 “내 스스로 생각했을 때 강도가 부족했다. 이제는 ‘내 방식’대로 하고 싶다”며 “그래서 요즘 ‘SNL코리아7’을 되게 재밌게 찍고 있다. 좀 더 하드한 느낌이다.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오랜만에 나왔는데 (복귀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탁재훈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각오를 마지막으로 남겼다.
“이제 제 방식대로 해보려고 해요.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더 재밌게, 잘 하겠습니다. 지금 예능은 전시 상황이잖아요. 저도 예능과의 전쟁을 치러야죠. 동료 연예인들이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한명한명 모두가 좋은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지금 모든 사람이 정말 소중하거든요. 앞으로는 제 포로(?)로 만들어야죠.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