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어린이날이었던 5일 두산-LG 잠실 라이벌전은 두산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두산 김태형(47) 감독은 내심 아쉬운 생각이 드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6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는 뜻대로 안되더라”며 전날 경기를 회상했다.
5일 경기는 연장 접전까지 가는 혈투였다. 라이벌전임을 증명하듯 동점과 역전이 오가는 승부가 계속됐고, 10회말 홈 충돌 관련 합의판정 결과가 나오고서야 경기가 끝이 났다. 두산의 7-8 패배.
김 감독은 전날 게임을 두고 “동점을 만들고서 역전을 시켰어야 했는데 그게 안돼 결국 졌다”면서 “공격은 단타만 한두 개씩 나오다 끝난 데다 6회 박용택에게 맞은 3점홈런이 특히 뼈아팠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10회 합의판정에 대해선 “당시 합의판정 요청은 꼭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언급한 10회말 7-7 1사 3루에서 나온 합의판정은 경기 승부처였다. LG 루이스 히메네스가 친 땅볼을 3루수 허경민이 잡아 홈에 던진 것이 약간 빗나가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포수 양의지가 이내 점프해 공을 잡은 후 3루주자 채은성을 태그했지만 결과는 세이프. 김 감독은 곧바로 심판합의판정(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포수의 오른발이 주자를 막은 것이 홈 충돌방지 규정(야구규칙 7.13b 신설)에 어긋나 원심이 유지된 채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김 감독도 합의판정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당시 상황을 직접 재현하며 “내가 봐도 (양)의지가 점프를 한 후 오른발이 더 나간 측면이 있었다. 공을 잡고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발이 뻗은 것 같다”면서 “주심이 세이프 선언 말고는 별다른 제스처가 없기에 합의판정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경기결과와 직결된 만큼 감독으로서 추가 항의를 할 수 있었지만 온 가족이 모인 어린이날 경기라는 점이 김 감독 마음에 걸렸다. 김 감독은 “더 항의하고 싶어도 어린이날에 그라운드로 나가서 항의하기는 좀 그렇지 않냐”며 속내를 밝혔다. 물론 심판합의판정 결과는 최종적인 것으로, 원칙적으로 어필을 해도 번복이 불가능하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