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윤여정·시니어벤져스…실버 파워 온다

입력 2016-05-14 0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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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근형-윤여정(오른쪽). 동아닷컴DB

영화와 드라마에 실버 파워 바람이 불고 있다. 관록의 70대 배우들이 보여주는 이색적인 모습과 활약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이 주연영화를 차례로 내놓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TV에서는 김혜자부터 나문희까지 70대 배우들이 대거 주연으로 나선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13일부터 시청자를 만났다.

단순히 젊은 주연배우를 뒷받침하는 조연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로맨스’부터 ‘휴머니즘’까지 다양한 감정을 책임지는 주연의 책임을 맡았다.

박근형은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을 통해 카리스마 강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현란한 탐정물이지만 속도감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모습이다. 연출자 조성희 감독은 박근형의 출연을 “‘홍길동’이 얻은 가장 큰 행운”이라고 자신할 정도다.

박근형은 지난해 영화 ‘장수상회’를 통해 애잔한 황혼의 로맨스를 펼쳐내 관객의 고른 선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잔잔한 이야기였던 ‘장수상회’로 얻은 자신감은 이번 ‘탐정 홍길동’으로 이어졌다.

촬영 과정에서 몸이 혹사당하는 상황도 맞았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탐정 홍길동’의 한 제작 관계자는 “납치돼 탈출하는 장면을 추운 겨울에 촬영했는데도 몸을 따뜻하게 하면 자세가 흐트러진다는 이유로 맨발로 촬영이 끝날 때까지 버티는 모습이 모든 스태프의 열정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
19일 영화 ‘계춘할망’을 내놓는 윤여정은 관객의 마음을 위로한다.

손녀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할머니의 따뜻한 모습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흔히 보기 어려워서 더욱 반갑다.

윤여정은 “누군가 진심을 다해 쓴 시나리오라는 인상을 받고 출연을 결심했다”며 “촬영하는 동안 내 유년기에 아낌없이 사랑을 쏟아준 증조할머니가 자주 떠오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실 박근형과 윤여정은 영화의 주연이긴 하지만 이들이 맞서는 상대는 이제훈과 김고은 등 청춘스타다.

반면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주인공을 전부 60~70대 배우들로 채웠다.

김혜자와 나문희, 김영옥과 주현, 신구 등이다. 극본을 집필한 노희경 작가는 현재 연기 활동을 하는 노년의 배우들을 자신의 드라마로 초대해 황혼과 청춘이 나누는 사랑와 우정을 그린다.

노희경 작가는 “대부분 나이가 있는 사람은 치열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죽을지 모르는 생사의 기로에 놓인 노년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다”며 “편견을 깨고 싶었고 내가 이들을 제대로 관찰하면 젊은 시청자의 사랑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30~40년 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함께 활동한 배우들은 만큼 ‘디어 마이 프렌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는 ‘예행연습’이 필요 없을 정도다.

실제로 출연진이 전부 모인 포스터 촬영에서 일부 배우들은 감격해 눈물을 흘른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혜자는 “노희경 작가가 우리 배우들을 위해 이런 드라마를 기획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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