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 “놓았던 연기를 3년 만에 다시 잡은 이유”

입력 2016-05-14 0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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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은.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은(34)은 포기하려고 했던, 연기자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했다.

결정을 하기까지 3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을 보내고서야 제자리로 돌아왔다.

포기 직전 순간만 해도 20대 때 자신의 모습을 지우려고만 했고,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해” 하루가 즐겁고 신나기만 하다.

새 삶의 시작은 지난달부터 참여하고 있는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매력티비’를 통해서다.

이은은 프로그램에서 시민들과 인터뷰를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취재 대상 선정부터 섭외, 진행까지 모두 스스로 진행한다.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이전까지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이은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3년 전만해도 이은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끊이지 않았고, 마음고생으로 체중은 38㎏까지 빠졌다.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무서웠”고 자신이 “사람들 기억에 없길 바랐”다.

그리고 2012년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생활은 연기자가 아닌 회사원, ‘알바생’이었다. 한 광고에이전시에 여느 취업준비생들과 마찬가지로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본 뒤” 입사했다.

이곳에서 이은은 광고에 캐스팅된 모델의 계약금을 책정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친한 연예인들의 ‘몸값’을 책정하고 나중에 얼굴 보기가 껄끄러워” 1년 정도 일하다 그만뒀다.

이후에는 혹시 모를 오디션을 위해 새벽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편의점에서 주 5일간 근무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는 커피숍이 일터였다.

연기자 생활은 아니었지만 어머니에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대학 이후 부모님께 10원도 받아본 적이 없다. 제 나이에 돈벌이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으면 보기 좋지 않다. 전 괜찮은데 제 주변, 특히 가족이 힘든 걸 옆에서 지켜보는 건 힘들었다. 그래서 정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방법을 나름 찾았다.”

그렇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생활이 익숙해지자, 기회가 찾아왔다. 과거 기획사에서 인연을 맺었던 매니저의 제의에 용기와 힘을 받고 장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획사는 장재용 대표를 필두로 김고은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 대다수라 망설인 부분도 있었다.

배우 이은.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그는 “배우 이미지가 강한 회사이고, 제가 들어감으로써 도움이 될까. 같은 학교 출신이 아니라 괜찮을지도 걱정이었다”며 웃었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어머니와 최근 결혼한 남동생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굳게 마음을 먹었다.

적어도 지금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스스로 동기부여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드라마 복귀도 계획 중이다.

“이은이 왜 지금에서야 연기를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지, 오만방자한 자신감이 아니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겠다. 제 모습에 스스로 더 기대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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