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아가씨>는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며 종전 <설국열차>가 가지고 있던 167개국 판매 기록을 넘어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칸 국제영화제 이전에 7분 하이라이트 영상과 영문 대본만을 보고 영화를 구매한 120개국의 해외 바이어 역시 영화를 본 후 작품의 탁월한 완성도에 만족하며 자국에서의 흥행을 점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가씨>는 이미 지난해 11월 아메리칸 필름 마켓(American Film Market), 올해 2월 유로피안 필름 마켓(European Film Market), 올해 3월 홍콩 필름 마트(Hong Kong Film Mart) 등을 통해 120개 국가와 선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더불어 CJ E&M 역시 <아가씨>의 기록적인 해외 판매를 계기로 한국 영화 해외진출 전도사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CJ E&M은 2000년 5월 영화 <해피엔드>를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진출시키며 메이저 국제영화제와 첫 인연을 맺은 이후 칸 국제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세계 4대 국제영화제에 지금까지 총 36편의 자사 배급 영화를 진출시키며 한국영화 세계 진출에 앞장서 왔다. 167개국에 선판매된 <설국열차> 역시 CJ E&M의 배급작이다.
CJ E&M 영화사업부문 김성은 해외사업부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에 들어오면서 던진 첫 마디가 ‘축하한다!(Congratulation!)’는 말이었다”며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아가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규모의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고 기록적인 판매 원인을 설명했다.
<아가씨>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Jokers Film)의 마뉴엘 시셰(Manuel Chiche) 대표는 영화에 대해 "이 영화는 걸작이다. 박찬욱은 후세에게 영화적 경험(Cinematic Experience)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감독이다. 박찬욱 감독은 모순과 억압, 지배와 기만 등 인간들이 마주하는 요소들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려내는 거장이다. <아가씨>는 바로 이러한 모든 것들이 잘 반영된 정수와도 같은 작품”이라 평하며 프랑스에서의 성공을 점쳤다.
한편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첫선을 보인 <아가씨>는 오는 6월 1일 한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아가씨>는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지만, 영화제 기간 내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이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 E&M